매일신문

日 역사왜곡 노골화

일본 오이타(大分)현 공립 초·중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겨울 방학용 교재의 일본군 잔학행위 기술을 놓고 일본 산케이(産經) 신문이 '자학사관'(自虐史觀) 공격의 포문을 다시 열고 나섰다.

신문은 26일자 1면 머릿기사 등을 통해 "옛 일본군이 중국의 촌민들을 몰살하는 자학적인 내용의 이야기가 초등학교 4학년 교재에, 신빙성에 의심이 가는 생매장된 중국인 사진 등이 중학교 2학년 교재에 게재됐다"고 꼬투리를 잡았다.

신문이 이날 문제를 삼은 사진은 옛 일본군에 의해 참수되기 직전 모습의 중국인 사진과 난징(南京)에서 생매장된 중국인 사진으로,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중심 인물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 도쿄대 교수 등이 그동안 현행 교과서를 공격할 때 '자학사관'의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해온 것이다.

'새 교과서…모임'측은 문부과학성에 검정을 신청한 자신들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도 "군인들의 표정, 복장 등이 부자연스럽다"며 이 사진들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역사 왜곡 교과서를 만들었던 일본의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은 "문부성의 검정 의견을 최대한 반영, 두차례에 걸쳐 당초 기술 내용을 대폭 수정해 이번엔 통과가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이 모임 관계자는 "2차 최종 수정 수정분을 문부과학성에 지난 22일 정식 제출했다"고 확인하면서, "한국·중국 등의 반발도 고려해 수정했으나, 문부성 의견 중에 우리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없었다"고 말해, 자신들의 입장을 각주 등 방식으로 충분히 개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태평양 전쟁 경우 본문과는 별도로 책 말미 각주에 "일본의 자위를 위한 전쟁이었다는 지적도 있다"는 식으로 덧붙이는 것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 외무성 관계자들은 모임 측이 2차 수정에 응한데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문부과학상이 모임 측에 상당히 동조적이어서 이번 수정본은 검정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모임 측이 처음 제출했던 교과서에는 한반도와 중국을 '침략'했다는 부분이 삭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모임의 반대측에 있는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 21'측이 2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검정을 신청한 7개사 중 6개사의 교과서에서는 1997년에 수록됐던 '침략'이라는 표현이 삭제됐다.

A사는 '일본은 조선 침략을 더욱 강화했다'는 부분을 삭제하고, '중국 전면침략과 전시체제'라는 제목도 '일·중전쟁의 확대와 국민생활'이라고 바꾸는 등 5군데에서 침략이라는 부분을 없앴다. B사는 1997년 교과서에 '일본의 침략에 대항해 조선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싸웠다'고 기술했던 의병전쟁 부분을 삭제했다.

C사는 '동남아 침략'을 '전쟁의 확대'로, D사는 '일본의 중국침략'을 '제2차 세계대전과 일본'으로, E사는 '근대 일본과 중국·조선 침략'이라는 제목을 삭제했다. F사는 '일본의 만주 침략'을 '만주사변과 국제연맹 탈퇴'로 바꿨으며, 2개의 교과서는 '간도(關東) 대지진과 조선인 학살' 부분에서 '조선인 학살'을 없앴다. 그외 일부 교과서는 '조선의 의병'이라고 소개한 사진을 빼거나, '조선인 강제 연행'이라는 칼럼을 삭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변형 부분이 얼마나 바로 잡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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