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엄청나게 오른 의보료 불만에 의보재정 위기에 대한 불안이 겹치면서 의보 가입자들 10명중 1명꼴로 납부를 거부, 지역의보체납 규모가 1조1천억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공보험' 불신속에 보험회사마다 '높은 보장성'을 내세운 건강보험 상품을 다투어 내놓고 있고 인기 또한 높아 국민건강보험 기반 잠식이 우려된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역보험료 누적체납액은 3월 현재 1조1천억원을 넘었으며, 매년 95% 이상을 기록하던 징수율도 지난해말부터 92%로 떨어져 10명당 1명꼴로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대구.경북 지역의 체납도 85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체납사태는 의약분업후 지역의보료가 15% 오른 데다 정부의 건강보험재정이 곧 바닥날 것이란 소식에 불안을 느낀 가입자들이 갈수록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지역의보가입자 사이에 은행에 적금을 들거나 보험사의 건강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문시장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56.대구시 상인동)씨는 한달에 15만원인 보험료를 6개월째 내지 않고 그 대신 8만원짜리 적금을 들고 있다. 이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이 체납한 보험료중 절반이라도 내달라고 통사정을 하고 있지만 평소 병원에도 가지않는 데 보험료만 계속 올라 짜증이 난다. 병이 나면 적금으로 대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ㄱ출판사 외판원 최모(49.여.대구시 수성2가)씨는 "건강보험 재정 상태가 바닥나는 것이 머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 보험회사 건강상품보험에 들었다"고 말했다.이같은 분위기를 틈타 보험회사마다 공보험대상에서 빠져 있는 비싼 진료과목까지의 보장을 내세우며 경쟁적으로 건강보험상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 대구지점 관계자는 "최근들어 의료관련 보험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지난해보다 2배이상 늘었다"고 했다.
이처럼 공보험 불신과 보험료 체납사태로 비상이 걸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체납액이 적은 농어촌의 징수인력을 감축, 체납액이 많은 대도시 지역지사로 1천여명을 보내 징수를 독려하는 한편 27개 장기체납 특별징수반을 편성, '출장 징수'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의보가입자들과의 마찰이 우려된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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