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한잔-식물시집 낸 박지극씨

"계절마다 닥치는 꽃들의 꽃피우는 이야기와 나무들이 가지를 뻗는 의미를 되새겨 보기위해 시의 형식을 빌린 짧은 글들을 모았습니다". 꽃과 나무만 소재로 한 시집.

시인이라기 보다는 식물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생물학자요, 전교조 대구지부장을 지낸 교육운동가이며 두차례나 해외등반을 다녀온 등산가인 박지극(50)씨가 두권의 시집을 냈다.

아버지가 쓰고 딸이 그린 '꽃과 사람, 동백나무 붉은 꽃은 시들지 않는다'와 '나무와 사람, 오리나무처럼 튼튼한 목소리로'(대구교육연구소)가 그의 처녀시집. 박씨는 이 시집에서 140여종의 꽃과 나무에 대한 200편 가량의 시를 쓰며 인생을 성찰하고 사람과 사회를 읽는 풍부한 식물학적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시에 많은 주석을 붙여 이땅에서 자생하는 꽃과 나무에 대한 갖가지 지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우리가 잘못 알고있는 식물상식도 덧붙였다. 게다가 미술대학에 다니는 딸이 꽃과 나무 그림을 삽화로 곁들여 시집을 더 미려하게 다듬었다. 소설가 정만진씨는 "미사여구는 아니지만 일생동안 공부한 식물에 관한 사랑과 지식을 시의 형태로 진솔하게 변주해낸 박씨의 감수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박씨는 "시집의 내용을 담뿍담은 시화전 개최와 잘못 알고 있는 식물상식을 보강해 단행본으로 엮는 것이 남은 꿈"이라며 "졸작이지만 주변 식물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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