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우리 아버지 맞심더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요사이 금리가 낮아 전세를 놓던 사람들도 사글세나 월세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세 살던 사람이 사글세나 월세로 살게 되면 생활이 더 곤궁해지고 자기 집 마련 또한 쉽지 않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세들 사람이야 전세를 원하지만 세놓을 사람이 월세를 놓겠다는데 어찌하겠는가. 전세 기한이 끝나 본의 아니게 이사를 가야하는 현실을 보니 결혼해서 사글세 살던 때가 생각난다.

결혼한 첫 해 열달을 계약하고 사글세를 살았다. 그런데 집주인이 전기세 등 공과금을 너무 많이 달라고해서 망설이다 용기를 내 고지서를 보자고 했더니 고지서를 보여주지는 않고 기한도 되기 전에 당장 집을 비우라고 요구했다. 억울함도 있지만 주인이 나가라니 나가는 수밖에. 다른 방을 얻기 위해 한달 말미를 얻어 살고 있던 어느날 밤 대문 앞이 왁자지껄해 나가보니 주인집 딸이 계속 "우리 아버지 맞심더"하며 울고 있었다.

사연인즉 밤 12시가 넘어 귀가한 주인아저씨가 초인종을 계속 눌렀으나 대문을 열어주지 않자 자기 집 담을 넘다 마침 지나가는 취객이 도둑인 줄 알고 영웅심을 발휘해 끌어내리면서 시비가 붙었다는 것이다. 따귀를 맞은 주인 왈 "내 집에 내가 들어가는데 왜 때려 이 놈아"하며 취객의 멱살을 쥐니 취객은 "어느 놈이 자기 집을 월장하나, 에잇 도둑놈"했단다. 주인은 "내 집이면 어쩔래"하며 대문을 쾅쾅 차니까 그제야 주인 아주머니와 두 딸이 나와서 아버지가 맞다고 확인시켜준 웃지 못할 이야기다.

15년을 넘게 전세를 놓고 살고 있지만 처음 사글세 살다가 쫓겨났던 때가 생각난다. 내 집에 들어와 집을 사서 이사를 가거나, 세든 사람의 사정 때문에 이사갈 때까지 나가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 요즘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가진 사람이 베풀면서 산다면 한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시조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삼성전자와 SK 등 주요 기업들이 영남권에 대한 312조원의 투자 계획 중 107조원을 올해 집행할 예정이며,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 속도감을...
스위스 명품 시계 제조사 오데마 피게가 8월 31일까지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무료 체험형 전시 '시간을 빚다: 르 브라쉬에서 부산...
대구 군위군이 조성 중인 180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1단계 사업이 다음달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김진열 군위군수는 시설 점검을 통해 이용자의...
제13호 태풍 돌핀이 9일 중국 저장성 위환 인근 해안에 상륙하면서 상하이의 두 공항에서 약 1384편의 항공편이 취소되었고, 저장성 원저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