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정 '군위 위천'썩어간다

군위 지역의 청정 하천이자 상류에선 상수원수가 취수되는 '위천'이 위기를 맞고 있다. 물고기 집단폐사가 잇따르고, 농공단지 폐수처리장 방류수가 흘러드는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선 처리용량 부족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13일 오전 9시쯤 군위읍 사직교 아래 위천에서 메기·꺽지·피라미 등과 길이가 40cm나 되는 나부락지(잉어과) 등 수십여종의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중앙파출소 이영희 소장은 "하천 주변을 수색해도 농약병이나 독극물을 뿌린 흔적은 없었다"고 했다. 군청 장근종 환경담당은 "최근 고온현상이 지속되다 비가 내리면서 강바닥에 쌓였던 퇴적물이 뒤집혀 부영양화 현상을 일으킴으로써 산소 부족으로 물고기가 죽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수질이 근본적으로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작년 이맘때는 그 500여m 상류인 수서교 아래서도 같은 사고가 발생했었다. 주민들이 의심하는 것은 상류에 있는 농공단지 폐수와 취수용 보. 폐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천으로 유입되고 취수용 보가 물을 썩게 한다는 것이다.

물고기가 떼죽음한 상류 1km 지점에서는 군위농공단지 폐수처리장에서 보내는 방류수 7천여t이 매일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다. 1994년 가동을 시작한 농공단지 폐수처리장은 하루에 최다 650t까지 폐수를 처리할 수 있으나, 작년부터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하루 700∼800t이나 폐수가 발생, 처리용량을 200여t 초과함으로써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주민들은 보고 있다. 군청과 입주업체도 6억원을 투입해 하루 1천t 처리할 수 있도록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길이가 180m에 이르는 강바닥 보는 본래 상수원수 취수를 위해 설치됐다가 취수장 이전으로 방치되고 있으나, 쌓인 모래를 흘려 없애기 위해 만든 배사문조차 하나 없어 강물 순환을 막음으로써 오염물질 퇴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군위·정창구 기자 j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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