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밤중 국도 날벼락

트럭에 실려가던 철재빔이 심야에 무더기로 떨어져 애꿎은 목숨이 또 희생됐다. 경부 고속도에서 차선 시비로 엉뚱한 운전자가 목숨을 잃은지 이틀만에 발생한 사고이다.

지난 14일 밤 10시50분쯤 포항시 죽장면 죽장휴게소 부근 31번 국도에서 강모(53·서울)씨가 몰던 승합차에 18t 화물차로부터 철재빔이 쏟아져 강씨가 숨지고 뒷자리에 탔던 손모씨 부부가 중상을 입었다.

사고를 일으킨 인천 번호판의 트럭은 포항에서 청송으로 마주 달리던 중이었다. 트럭에는 각 500kg이나 나가는 7m 길이의 빔 70여개가 실려 있었으며, 그 중 30여개가 쏟아져 내렸다. 피해 차는 빔을 맞은 뒤 중앙선 건너편 옹벽을 들이 받고 멈춰 섰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강씨는 이미 숨져 있었으며, 손씨 부부는 대퇴부·어깨 등이 부러진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승합차는 마주 달리던 트럭쪽에 면해 있던 운전석 쪽은 빔 충격 때문에 완전히 파괴됐다.

사고 지점 길은 편도 1차로 밖에 안돼 좁은데다 굴곡이 극심하고 경사가 가팔라 평소에도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었다. 맨먼저 현장에 도착했던 죽장파출소 안병훈 순경은 "무거운 철재빔이 커브길에서 한쪽으로 쏠리면서 묶고 있던 쇠밧줄(와이어)이 끊어져 사고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럭은 무려 30여t의 짐 때문에 차체를 포함해 무게가 총 50t 가까이 됐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사고 후에도 빔 30개를 치우느라 긴급 동원된 크레인의 작업 때문에 3시간 가까이 국도가 두절되다시피 했다.

한편 역시 심야에 발생했던 지난 12일 새벽의 경부고속도 사고(본지 13일자 보도)와 관련, 경주경찰서는 책임 소재를 곧바로 확정하지 못해 검찰의 지휘를 받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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