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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국어.국사를 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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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민족의 역사는 애국심을 기르고 민족의 긍지를 드높이며, 그 나라의 언어(국어)는 그것을 지키게 해 준다. 그 민족이 살아온 발자취는 후손들에게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고, 내일을 꿈꾸게도 만든다. 우리 민족에게 처음으로 올바른 역사관을 심었던 신채호(申采浩)는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어라'고 타일렀다. '정신 없는 역사는 정신 없는 민족을 낳는다'고도 했다.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도 '독특한 문화를 전달하는 모국어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의 역사는 지탱이 어려울 정도로 위협을 받고 있다. 그 협공의 한쪽은 '일본'이고, 다른 한쪽은 '우리 자신'이라고 지적한 송복 교수(연세대)는 김영삼 정권은 역사 바로세우기를 한다면서 역사를 내팽개쳤고, 김대중 정권은 공부 안 해도 대학 갈 수 있다며 역사를 무시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지금 온 나라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로 흥분해 있지만, 우리의 역사와 모국어를 내팽개치고 있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해야만 한다.

▲정부가 5급 고시에 이어 7급 공무원 임용 시험에도 필수과목이던 '국어(한자 포함)'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니 기가 막힌다. 정부는 그간 합격자의 98%가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 소지자이므로 그 능력을 재검증할 필요가 없고, 우수 인력들이 국어 공부를 다시 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응시하지 않는 경향을 막기 위해서라는 입장이지만, 말이나 되는 소린가. 학계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는 공무원의 정신적 지주를 없애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응한 최근의 '한글날' 국경일 추진 움직임과도 정면 배치된다. 어디 그뿐인가. 최근 학생들의 국사에 대한 이해는 물론 국어 실력이 수준 이하라는 평가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 방면의 교육을 강화해야 할 정부가 거꾸로 가고 있지 않은가. 정부는 이제 영어만 중시해서 외국인을 위한 공무원을 만들 참인지, 도대체 그 까닭을 이해할 수가 없다.

▲5급 고시에 국사과목마저 없어지고, 7급 시험에도 국사는 물론 국어를 없앤다는 사실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제나라 언어와 국사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이 돼서야 되겠는가. 더 큰 문제는 학교 교육이다. 중학교 교과과목에 독립된 '국사'가 없고, 대학 수능에 국사 배점이 미미해 고교에서도 소홀히 하며, 대학에서는 교양 필수과목에서 국사가 사라진지 오래다. 신채호가 우려했듯이 우리가 '정신 없는 민족'이 돼 버릴까 두렵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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