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아동심리와 방

아이들은 친구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모욕적인 언사나 행동을 직접 당했을 때 어른보다 더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누구나 인격에 대한 강한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거부당했다는 것을 느낄 때 자연스레 분노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너는 바보야' '너는 무능해' '너는 쓸모 없는 아이야' 같은 표현들은 자칫 아이들에게 열등감을 심어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시기의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특히 조심해야할 부분이다.

가족구성원으로서 존중받고, 이해받으며 사랑받고 싶은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린이들은 자기 말을 부모가 이해했다는 확실한 대답을 얻기 위해 되물어보기도 하고, 자신이 옳다는 대답을 듣기 위해 반복해서 질문을 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부모가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의미다.

특히 아이들은 자신이 존경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모방하려는 심리가 강하다. 연예인이나 인기 스포츠맨 뿐만 아니라 부모는 아이들의 일차적인 모방 대상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과 말을 그대로 복제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부모의 행동과 말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아이들의 심리와 욕구를 가족들이 이해하고 뒷받침해주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봐야 할 것이 많다. 그중에서 자유로운 존재로서 자기 세계를 자유롭게 확장하려는 아이들의 욕구를 위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는 확 트인 공간이 필요하다. 우리네 가정에서 아이들의 방은 어떤 위치에 있는가? 큰방은 어른들이 차지하고, 아이들의 방은 작은 게 보통이다. 가장 큰 방을 아이들의 방으로 내어주자. '장유유서(長幼有序)'도 중요하지만 가정 공간에서만큼은 이를 바꿔 볼 필요가 있다.

대구가톨릭대 교수.아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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