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시, 바로알자-내신성적

내년도에는 수능시험과 관계 없이 특기.적성만으로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것이 당초 발표였다. 당연히 내신성적 비중이 클 것으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해 과외를 마다하지 않았다. 학교들은 많은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도록 성적 부풀리기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발표된 대학들의 전형 계획을 보면 상황이 달라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 후 나온 여러가지 정보를 종합하면, 대부분 대학들은 내신성적 비중을 낮출 예정이다. 수능시험을 어렵게 출제해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교육과정 평가원 발표도 대학들의 이런 의도를 뒷받침했다.

대학들이 내신 평가에 활용하는 지표는 평어(수.우.미.양.가)와 석차 백분율 2가지. 서울대.경북대 등 92개 대학은 과목 혹은 계열별 석차를 택했다. 연.고대 등 86개 대학은 평어를 활용키로 했다.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지역별.고교별 학력 격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내신성적 비중에 대학들은 회의적이다. 내신 부풀리기까지 있는 줄 뻔히 알면서 믿겠다는 대학도 별로 없어 보인다.

석차 백분율을 평가 잣대로 채택한 것도 내신 부풀리기 배제에 목적이 있는 듯하다. 모든 학생이 '수'를 받더라도 과목별.계열별 등위는 피할 수 없기 때문. 반면 평어를 채택한 대학들은 아예 내신성적에 비중을 두지 않겠다고 작심한 듯 보인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원 학생 대부분이 '수'나 '우'를 받았을 것이니 그것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수능성적, 논술.면접이 중시되고 내신성적은 마지막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학들은 전형과정에서 내신성적 비중을 낮출 방안까지 내놨다. 서울대 경우, 정시모집 1단계에서는 수능성적과 학생부 비교과 영역만으로 사정키로 했다. 교과 영역은 2단계에서나 이뤄진다. 수능성적으로 모집 정원 2배수 안에 들지 못하면 교과성적은 의미조차 없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종전 30등급으로 나누던 내신을 60등급으로 확대하고 등급간 점수차를 줄여 영향력을 또 줄였다. 기본 점수를 많이 줘 영향력을 미미하게 만들 것이란 예측도 있다.

결국 내년도 입시에서 내신성적은 수험생들에게 그리 쓴 약도, 독도 되지 않을 것이란 게 입시 전문가들의 일반적 관측이다. 내신이 좋다고 자만해서도, 나쁘다고 주눅 들어서도 안된다는 뜻이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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