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의 공장용지가 바닥나 입주희망업체가 몰려도 이를 전혀 소화시키지 못하는 '병목현상'이 발생한지는 오래됐다. 지역경제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이렇다할 묘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외지업체 유치는 고사하고 세계적인 지역의 한 벤처기업이 지난 2년간 공장신축부지를 물색했으나 찾지못해 결국 역외에서 이를 해결했다는 사실은 지역경제기반의 황폐화를 대변해 주고 있다. 기업들의 '脫대구' '엑소더스'가 심화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음은 지방정부의 정책부재(不在)가 아닌가.
숨통을 틔워 줄것으로 기대했던 위천공단과 구지공단마저 10년째 표류하자 급기야 '대구는 기업할 곳이 못된다'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첨단업체가 필요한 몇 백평 정도 구하기도 어렵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제 대구시는 대규모 공단조성 정책에서 좀더 자유로워져야 한다. 위천공단의 국가산업단지 지정은 정치와 환경문제가 복잡하게 개입돼 경제논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 장기 표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당국은 지방공단 개발, 소규모 공단조성 등으로 방향전환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본다. 이런 면에서 달서구 월암송신소 부지 개발과 도심에 인접한 북구 노원동의 3공단 33만평을 도심형 첨단공업단지로 재개발할 방침을 세운 것은 주목할 만하다.
바야흐로 지역분권화 시대다. 경기도는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공장을 못짓게 하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을 개정하고 공장총량제는 철폐해야 한다며 정부와 논쟁을 벌이고 있어 그 규제가 완화될 경우 지역 기업의 역외 이탈은 가속될 것이다. 대구시도 명확한 지역 논리를 앞세워 용지확보에 우선 정책을 둬야할 것이다. 대구지역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99년말 기준)은 632만원으로 전국 꼴찌인데다 울산 2천213만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신규산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먼저 '탈대구' 현상부터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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