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제 개막행사 '대구종합경기장'

전국 최대의 시설이란 평가속에 20일 첫 행사를 가진 대구종합경기장은 교통, 편의시설, 행사진행 등에서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따라서 앞으로 국제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이용객 편의 위주의 경기장 운영 대책이 절실하다는 여론이다.

▨교통

경기장 주변 교통혼잡을 피하기위해 승용차 진입을 막고 셔틀버스를 운영했지만 운행 대수가 태부족, 임시주차장과 환승정류장은 셔틀버스를 기다리다 지친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대구시가 이날 운영한 셔틀버스는 50대로, 대륙간컵 개막전(120대)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었기 때문.

오후 2시 범물초등학교 앞에서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다 지친 시민 200여명이 아우성을 쳤고, 오후 3시30분쯤 지하철 1호선 동구 신기역 부근엔 400여명이 장사진을 이뤘으며, 안심공영주차장에서는 기다리다 돌아간 사람도 200~300여명에 이르렀다.

신기역 앞에서 두시간 동안 셔틀버스를 기다린 정상수(41·달서구 감삼동)씨는 "집에서 12시에 출발해 점심도 못먹고 있지만 버스는 임시주차장에서 이미 만원이 돼 6대나 그냥 지나쳤다"며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준비하면 다음부터는 누가 오겠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밤 10시이후 행사가 끝난 후에도 상당수 시민들은 주차장까지 걷거나 만원버스에서 시달려야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둘러 행사를 준비하다보기 예산이 부족해 셔틀버스로 동원한 전세버스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편의시설

마땅히 쉴 곳을 찾지 못해 뙤약볕 아래 주저앉아 있는 경우도 많았다. 회사원 고봉석(43·달서구 도원동)씨는 "좋은 자리를 구하려 12시에 서둘러 왔는데 벤치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장애인들은 전용 화장실의 자동문 스위치가 작동되지 않아 일반화장실을 이용해야 했으며 이동 통로도 좁아 휠체어를 세워두면 다른 휠체어가 이동할 수 없었다. '더불어복지재단' 한상인(25) 복지사는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 화장실과 일반석 뒤에 장애인석을 만든 것은 형식적 경기장 운용의 한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여자화장실은 좁은 공간에 30여명이 늘어섰으며, 화장실밖으로도 대기줄이 10여m씩 이어졌다. 휴지통은 찾기조차 힘들어 경기장 곳곳에 쓰레기가 쌓였으며, 경기장 내 엘리베이터는 수시로 고장이 났다.

▨진행

공무원, 경찰, 자원봉사원 등 행사 진행요원에 대한 현장 교육부족으로 시민들은 운동장을 헤맸으며 입장객 통제에도 미숙했다.

한 관람객은 "동사무소에서 관람객이 부족할 것에 대비, 주민들을 동원해 나왔지만 막상 도착하자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입장을 막는 바람에 기분만 상했다"고 말했다.

경기장 주변엔 노점상들의 바가지가 극성을 부렸다.

대구시 관계자는 "경기장 주변 2km내에 노점상 출입을 통제하려 했지만 조직적인 힘에 밀려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엉성한 진행·준비 소홀

20일 열린 대구 월드컵경기장 개막행사와 관련, 대구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엉성한 행사진행과 준비 소홀을 질타하는 성난 시민들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개장행사 뭔데'라는 네티즌은 "매점을 독점하면 어떡하느냐. 600원짜리 콜라가 1500원이 되는지 황당하다"며 "대구시의 생색내기식 행정과 시민을 하찮게 보는 태도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민'은 "아파트 단지에 방송으로 표없어도 입장 가능하다고 하더니 애써 표를 구한 사람들도 밖에서 한참을 기다리게 하고 인기 정상의 가수 초청 공연한다고 해놓고 VTR만 보여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자원봉사자들의 비난도 거셌다. 언어서비스 분야를 지원한 한 네티즌은 "행사 전날에는 경기장 안내라고 하더니 당일에는 안전분야에 배치됐다"며 대구시를 원망했다. 또 다른 한 자원봉사자는 "아침부터 인원점검만 2시간을 넘게 했다"며 "경기장 시설에 대한 안내교육은 하나도 없어 관람객들이 물어볼 때마다 너무 부끄러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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