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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예술은 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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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행동파 지식인이자 소설가였던 앙드레 말로는 '덧없는 인간과 예술'이란 저서에서 '질문'과 '대답'이라는 이중의 시간을 동시에 문제 삼으면서 예술론을 폈다. 그는 그 낙차를 좁혀 보려고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이 예술로 남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죽어야 하기 때문에 유한하고, 유한하므로 '덧없는' 존재다. 하지만 그 조건은 '한계성'을 의미하는 동시에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초월성'을 내포한다.

말로가 소설을 통해서도 시사하고 있듯이, 인간은 자신이 죽으리라는 걸 알기 때문에 죽음보다 강하고 인간보다 오래 가는 예술을 창조한다. 이 경우 예술은 '인간, 그 작은 존재가 만들어내는 엄청난 힘'이거나 '운명을 소유하는 수단'이 된다. '반운명체'가 되면서 '운명의 경험'을 '운명의 지배'로 바꾸는 신기를 보여 주게 되기도 한다. 문학의 죽음이 유예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설가 최인훈(崔仁勳.65)씨가 서울예술대학 정년퇴임 고별강연에서 편 '예술 유희론'은 오늘의 예술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때로는 엄숙하게 폼재고 종교의 모자를 엉터리로 갖다 쓰기도 하겠으나,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돌격 5분 전에 휴식을 취하면서 부르는 노래, 그때 피우는 담배 한 개비 같은 것이 바로 예술'이라는 견해가 그것이다. 어쩌면 새삼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순수예술론이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건 '왜'일까.

사르트르는 '옛날 시인은 영예롭게도 자기를 예언자라고 여겼다. 그러나 얼마 후에 시인은 천하고 버림받은 사람이 되었으나 그것도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시인이 전문가의 등급에서까지 탈락했고, 호텔 숙박부의 이름 아래 문필업이라는 직업을 명기할 때는 일종의 거북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고 자조적인 말을 한 적이 있다. 최인훈씨의 견해가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오늘의 이런 상황 때문일 것이다.

오늘의 예술은 상업성으로 기울고 있다. 소비지향적인 대중예술이 양산되고 확산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반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연결고리를 달고 있는 진정한 예술은 날로 약화되고 있다. '인생을 위한 예술'에 그 근거를 두든, 순수예술론자들의 명제인 '예술을 위한 예술'에 그 뿌리를 두든, '인간, 그 작은 존재가 만들어낸 엄청난 힘'이 끊임없이 창조되고 향수되기를 바라는 것은 오늘의 예술이 위기를 맞고 있음에는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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