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전략개편안 난항

미국이 지상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량 폐기, 전략 폭격기 대폭 감축 등 급진적인 핵 감축 전략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6일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핵 감축 방안은 군 내부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핵 감축 방안은 미국이 상호 보증에 의한 파기보다 더 앞서 나아가야 한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거듭된 언급에 촉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는 냉전시대 종식 이후 첫 혁명적 구상으로 보고 있다"고 의미를 붙였다.

또 도널즈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이 문제의 결정에 참고하기 위한 핵 전략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히고 이 제안은 여러 측면에서 미국의 관심 분야는 대규모이지만 약해지는 러시아의 핵무기가 아니라 작지만 커지는 중국의 핵무기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일 미사일방어체제(MD) 추진을 공식 천명한 국방대학 연설에서 "미국은 냉전 종식 이후 현실을 반영해 핵무기의 규모와 특징 등을 바꿀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핵감축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 공군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이 핵탄두를 현재의 6천500기에서 1천~1천500기로 줄이면 3가지 형태의 핵무기 중 한 종류는 폐기해야 한다는 점에 대부분의 국가안보 관계자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지난 26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치사에서 "미국은 핵 전략 변경으로 모든 대륙을 탄도미사일 공격에서 보호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에서 첨단 무기를 바탕으로 한 신속하고 은밀한 배치로 전환하는 작업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반면 미 군부 일각에서는 국방전략 재검토 작업의 초점이 병력감축 및 각 군이 가장 선호하는 기존 무기체계의 변동에 맞춰진데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군은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이 재검토 작업을 각 군을 배제한 채 자신의 측근인 민간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긴데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6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군과 의회의 반발을 의식한 듯 "미래의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군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배의 진로를 바꾸는 것과 같다"고 말해 재검토작업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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