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포.구룡포 뜬 눈 경계

적조가 동해안을 덮치고 전망도 아주 나쁘게 나오자 양식장 등 어민들은 뜬 눈으로 밤을 새우면서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여년째 가두리.육상 양식장을 한다는 경주의 한상초(49.양남면 하서리)씨 가족은 적조의 야간 기습을 두려워 해 돌아가며 밤새워 지키고 있으며, 감포읍 전촌 앞바다에서 우럭.돔 300만 마리를 기르는 '장진수산'에선 전직원이 철야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포항 구룡포읍 '우리수산' 강재권(61) 대표는 "밤엔 취수구 물을 수시로 떠 수산관리소에 갖고 가 적조 접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낮에는육안으로 분간할 수 있지만 밤에는 불가능, 갑자기 밀려들 경우 순식간에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 인근 진영수산 이영식(41) 소장은 한 시간마다물을 떠 직접 현미경으로 관찰한다고 했다.

영덕 축산면 '대원수산' 김일성(55)씨는 "1995년에도 밤에는 속수무책이었다"고 밤을 두려워 했다. 남정면 '대일수산' 정용태(43)씨는 "경계를 강화하다 적조가 보이면 취수를 중단하고 산소를 공급해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이런 가운데 적조가 덮치기도 전에 동해 어장들에서는 어병이 많아지고 수요마저 감소하면서 고깃값이 하락, 양식업계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육상 축양업계에따르면 최근엔 연쇄구균.애드워드병(복수병) 등 어병이 심해졌고, 이에 중간상들이 유통과정에서의 폐사 등을 우려해 고기 매입을 크게 줄였다.

전에는 남해에 적조가 발생하면 동해 고깃값은 상승했으나, 그런 사정 때문에 올해는 5월 말 kg당 2만원하던 넙치 값이 지금은 1만4천원으로 폭락했다는 것. 구룡포읍 '진영수산' 이향희(53) 대표는 "적조.값폭락.어병 등이 한꺼번에 겹쳐 양식장마다 가득한 고기 처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박준현.정상호.최윤채.임성남.박정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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