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대왕 신종은 우리 만의 종이 아니라 전 인류가 공유하고 사랑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한글날인 9일 성덕대왕 신종(에밀레종)을 타종한 김선도(55·국립경주박물관 근무)씨는 "1천300여년의 온갖 풍상을 의연히 견디고 오늘에 이른 신종의 신비로움을 들려주려면 몸과 마음이 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전엔 4~5명이 함께 타종했지만 이번엔 김씨 혼자 대종을 쳤다. 여러 사람이 달려들 경우 행여 신종에 흠이 갈까 염려한 탓이다. 20년간 타종을 해 왔지만 그는 이번에 타종자로 선정된 후 매일 정숙하게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에밀레종은 그 규모는 크지만 대추나무로 된 종방망이로 치면 그 소리가 아침이슬처럼 영롱하고 맑다.
에밀레종은 시내 한복판에 있을 때인 1970년대 초만 해도 시내에 차가 그리 많지 않아 사시사철 새벽마다 아름다운 종소리를 경주시민에게 들려주었다. 또 박물관으로 옮긴 1975년부터 1993년까지 제야의 종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김씨는 에밀레는 아이가 어머니를 애타게 부르는 소리라고 믿으며 정식 명칭도 성덕대왕 신종보다 더 잘 알려져 있는 에밀레종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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