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탄저병 양성환자가 잇따르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탄저균 소동이 벌어지는 등 전 세계에 '백색가루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탄저균 사태는 그 감염 및 전파 경로가 모두 우편물이며 발생장소가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적 언론.문화 기업이라는 점, 이번 탄저균이 희귀종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 테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지구촌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 내 확산되는 탄저균= 25년 만에 처음으로 탄저병 사망자가 발생한 플로리다에서 13일 탄저균 양성반응자 5명이 또다시 발생한데 이어 14일 뉴욕에서는 경관과 실험실 직원 등 3명이 탄저균 포자에 노출됐다.
이로써 미국에서 탄저병 감염자와 탄저균에 노출된 사람은 사망자 1명을 포함 총 13명으로 증가했고 미국 정부는 이번 탄저병 사태의 배후에 오사마 빈 라덴이 연계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14일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NBC방송국의 탄저균 감염사건을 조사하던 경찰관과 연구원 등 3명에게서 탄저균 포자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플로리다주 보카 러턴에서는 13일 탄저균 양성반응자 5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CNN방송은 잠정테스트 결과 보카 러턴의 AMI 직원 중 탄저균에 노출된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한편 네바다주 리노의 마이크로소프트 회사에 전달된 편지 속에서 발견한 흰색 가루에서 탄저균 박테리아 양성 반응이 나타났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감염 의심자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감염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매우 낮은 상태이다.
존 애쉬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플로리다주에서 탄저균 양성반응자 5명이 추가로 발견된 후 CBS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 이번 탄저균 감염사례와 오사마 빈 라덴의 연계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계 곳곳에서 '백색가루 소동'=14일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는 아랍계로 보이는 사람이 한 예배당에 소량의 흰색 가루를 뿌린 뒤 달아났으며 이로 인해 수백명이 대피하고 성당건물이 폐쇄조치됐다.
영국 보건당국은 현 단계에선 분말이 어떤 것인지 아직 어떤 결론도 내릴수 없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날 저녁 빈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소량의 미확인 흰색가루가 발견돼 군 방제요원이 나서 현장을 폐쇄조치하고 문제의 흰색가루에 대한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멕시코 연방보건당국은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북부 누에보 레온주에 탄저 방역비상이 내려진 가운데 14일부터 전국에 탄저 비상방역태세에 들어갔다.
이슬람 무장세력들의 1차적인 증오대상이 돼온 이스라엘은 생화학테러의 공포 속에서도 자국의 화생방 공격 대응 준비가 세계 최상의 수준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킨 뒤 흰색가루가 든 봉투를 받으면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미국 전역에 탄저병 등 생화학 테러 공포가 확산되면서 오사마 빈 라덴 또는 이라크 등 테러지원국가가 이번 탄저병 감염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은 이번 탄저병 감염이 점차 테러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배후조사에 나서고 있으나 단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빈 라덴 연계설=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생화학 무기 제조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탄저병 발병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방부는 알 카에다가 초보수준의 화학무기를 생산할 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탄저균 등 생물무기까지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알 카에다가 생화학 무기와 핵무기 제조 물질의 구입을 시도해온 것으로 알려져 탄저병이 빈 라덴의 지시로 이뤄진 테러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조지 테닛 CIA국장은 최근 2년간 의회등을 통해 빈 라덴이 생화학무기의 획득을 선언하는 한편 조직원들에게 생화학무기를 이용한 테러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 기관들이 알 카에다가 이 물질들을 입수해 생화학 무기를 개발했는 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테러지원국가 배후설= 영국 주간 옵서버는 14일 "미국의 탄저병 발생사건을 수사중인 미국 수사관들은 이번 사건이 테러공격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보고있으며 이라크를 주용의자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업무에 관여하는 한 정보소식통은 플로리다의 탄저 희생자가 공중에 살포된 균에 의해 감염됐다는 사실은 이번 사건이 한 국가가 지원한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탄저균은 생산이나 보유는 비교적 쉬우나 공기전염이 가능하도록 무기화할 수 있는 기술은 국가차원의 능력과 지원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테러지원국가들중 미국에 대한 보복테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지목된 이라크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핵무기 개발대신 생화학 무기 보유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귀순한 이라크 핵물리학자는 "3천여명의 물리학자와 화학자들이 독극물과 이 물질의 운반체 개발을 위한 비밀계획에 매달려 일해왔으며 신경가스, 보틀리누스중독균, 탄저균도 개발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또 빈 라덴이 북한에서 탄저균을 수입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군사.테러 분석가인 요세프 보단스키는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덴 빈 라덴 전기를 통해 "빈 라덴이 북한으로부툐 치명적인 탄저균 샘플을 비교적 싼 값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AP 통신도 "북한인이 알 카에다 테러 캠프에서 화학 무기 전술 훈련을 시키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인이 있다"고 보도했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