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여성 보다 선천적으로 스트레스에 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훨씬 더 잘 적응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같은 남녀의 차이는 '환경적 요인'으로만 해석해왔다. 영국 캠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은 이를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캠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은 최근 뱃속에 있는 어린 양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숫놈이 암놈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티솔'을 2배 더 분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뱃속에 있는 어린 양의 숫놈들끼리는 호르몬 분비량에 차이가 없었지만 암수간에는 커다른 차이를 보였다는 것.
연구팀은 이 실험결과는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돼 남녀가 다른 방식으로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또 남녀간의 이러한 차이는 태어나기 전 태아때부터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도 지난달 20~30세 남녀 대학생 58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실험했다. 스트레스 상황을 경험하게 한 뒤, 단어를 암기하는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여학생이 남학생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생하는 '코티솔' 호르몬을 남학생이 더 많이 분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대학 연구팀은 폐경기가 지난 여성들이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뒤셀도르프 대학팀은 '여성 호르몬'이 핵심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안티 스트레스 호르몬인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원활한 젊은 여성은 스트레스를 잘 견디지만, 나이 많은 여성은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줄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캠브리지 대학팀은 젊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하고 극복하면 남성도 여성 보다 스트레스를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와 관련, "스트레스는 한 가지 유형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며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국에서만 하루 27만여명이 스트레스로 인해 결근하고, 연간 18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현대인의 가장 '큰 적'중 하나인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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