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구의 부동산시장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단독주택과 빌라(다세대주택)도 덩달아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활기를 띤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는 외환위기 이후 신규공급이 4년여간 끊긴 결과 수급불균형 현상이 나타나면서 거래가격이 크게 올랐고, 신규아파트 분양권 '웃돈' 거래라는 새로운 재테크 방법이 생겨나기도 했다.
실제로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의 32평형 아파트가 1억7천만원선까지 오르고, 수성구지역 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웃돈이 최고 2천만원까지 붙어 거래되는 등 부동산시장이 극도로 과열된 한해 였다.
이 때문에 주택업체들은 휴면기여야 할 겨울철(11, 12월)에도 앞다퉈 신규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공개, 입주자 모집에 나서 예년의 성수기만큼이나 '대풍(大豊)'을 맞았다.
그러면 내년 대구의 부동산시장 전망은 어떨까? 늘 연말이면 그랬듯이 올해도 역시 상승론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이 차츰 오를 것으로 보는 쪽이 우세하다. 하지만 모든 부동산의 가격이 일률적으로 오른다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의 경우 지역과 주택업체의 브랜드에 따라 가격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얘기다. 또 기존의 아파트보다는 신규입주 아파트나 지은 지 몇년 안되는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보합 또는 상승세가 이어지는 반면 오래된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매력을 잃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대구에서는 서울과 달리 새해부터 메트로팔레스(3천240가구) 등 신규 아파트 입주가 속속 이뤄지기 때문에 아파트 전체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은 기대키 어렵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내년에는 아파트 신규분양 봇물과 함께 청약예금 1순위자 급증 등으로 인해 아파트 분양권에 대한 웃돈(프리미엄)도 거품이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최근 분양한 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수요자가 크게 달려 정상시세가 형성되지 않고 있으며, 부동산업소마다 큰 평형대를 중심으로 분양권이 수북히 쌓여있는 것은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새해에는 '떴다방'이 중심이 돼 달군 분양권 매매열기는 식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현재의 부동산시장은 부동산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을 바탕하고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구매력 저하와 금리인상 요인이 겹칠 경우 얼어붙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무시할 수 없다. 또 최근 대구지역에서 국세청이 주택업체를 대상으로 분양권거래 현황을 파악한 것도 내년 부동산 전매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수요자로 신규아파트를 분양받길 원할 경우 분양가격이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가급적 빨리 분양받는 게 유리하다.
전세물량의 경우 내년을 기점으로 어느정도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주택공사의 '동서변그린빌' 등 소평형의 아파트가 줄줄이 신규입주하게 되고, 올 한해동안 아파트 대체용으로 빌라(다세대주택)가 많이 공급됐기 때문이다. 재건축 사업 착수로 황금주공아파트 입주민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 연말이면 수성구지역에서는 전세난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두고봐야 할 일이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은 그리 밝지도 어둡지도 않다. 따라서 부동산에 투자할 사람들은 올해 과감한 투자에서, 내년에는 신중한 투자쪽으로 스타일을 바꿔야 할 듯 싶다. 아파트의 경우 실수요자라면 지역과 주택업체 재정상태, 가격대 등을 꼼꼼히 따져 분양받으면 문제가 없지만 투자자라면 올해와는 다른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묻지마'식 투자보다는 지역.브랜드.규모 등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금리상승이 현실로 닥칠 경우 가격에 거품이 걷히면서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또 경기나 금리에 민감한 주상복합.오피스텔.상가 등 틈새상품의 경우 선별투자가 필수적이다. 올해 공급이 많이 된 다가구(원룸)와 다세대(빌라)의 경우 수급상황을 잘 살펴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