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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산골 미국인의 어린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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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폴렉!"… 청도 이서면 칠곡리 깊숙한 산골마을에 자리잡은 미국인 맥 메이슨 폴렉(55)씨 집 거실은 어린이들의 천국이다. 단골손님은 7살 배기 유치원생과 초교생들. 대구 미군부대 내 컴퓨터회사 직원인 폴렉씨는 매주 목.일요일 두 차례 마을 어린이들을 초청, 기초영어를 가르친다.

폴렉씨와 부인 김순례(45)씨가 이곳에 집을 지은 것은 재작년 11월. 마을에서 1km나 떨어진 곳이라 상수도.전화도 없지만 정착한 뒤 폴렉씨는 집터를 알선해 준 이웃(45)의 자녀들과 친구 10여명에게 영어를 가르치기로 했다.

소문이 나자 한달만에 다른 어린이들도 몰려들기 시작했고, 이서.각남.화양.청도읍에서까지 오는 어린이가 적잖아졌다. 심지어 대구에서까지 문의 전화가 오지만 이미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초만원이다.

'수강생'이 어린이.학부모 등 100여명으로 불어 나자 어린이는 목.일요일반으로 35명씩 나누고, 어른들은 화요일 영어대화시간을 이용한다.

자녀들과 함께 찾는다는 김정희(42.청도읍)씨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줄 곳을 찾던 중 소문을 듣고 왔다"며, "이제는 엄마들도 덩달아 영어공부 재미에 푹 빠졌다"고 했다. 김명숙(42.청도읍)씨는 "아이들이 천진난만한 몸짓으로 열강하는 폴렉씨와 어울리기를 너무 재미있어 해 한 시간도 결석을 않는다"고 했다.

영어로만 강의하다 보니 어린이들이 처음엔 못알아 들어 서먹서먹해 했지만, 대개는 한달만 지나면 "하이, 맥!" 하고 인사하며 매달리는 등 친밀하기 그지없다.

이젠 폴렉씨가 질문을 할 때마다 앞다퉈 손을 들고 자신에게 시켜달라고 아우성이다. 석민경(14.청도여중1)양은 "전에는 외국인을 만날 때 말이라도 걸어 올까봐 겁이 났지만 이젠 두려움이 없어졌다"며 "지난 여름엔 제주도에서 외국인에게 먼저 말을 걸기도 했다"고. 폴렉씨의 부인 김씨는 "천진난만하고 어린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 덕에 나까지 덩달아 이 분위기를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청도.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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