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혜암스님 30년 공양한 상보살 김광명화 할머니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울기는 왜 울어. 스님이 도솔천 내원궁으로 극락왕생하셨으니 기쁜 일이지...". 지난달 31일 열반한 혜암 스님을 30년 동안 공양주로 시봉했던 103세의 원당암 상보살 김광명화 할머니는 "큰 스님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신 것 뿐"이라며 스님의 원적을 의연하게 맞았다.

오래전 원당암 달마선원에 기와를 올리는 날 내리는 비를 그치게 할 만큼 혜암 스님은 참으로 도인이었다고 회고한 할머니는 원당암에 처음 자리를 잡았을 때는 워낙 절 살림이 가난해서 고시생 하숙을 치며 스님의 하루 한 끼 공양을 그나마 누룽지로 해결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공양이라야 특별한 것이 뭐 있었겠어. 큰스님이 소식(小食)을 하셨기 때문에 끼니 걱정이나 반찬 신경 쓸 일이 별로 없었거든. 무김치와 동치미를 참 좋아 하셨지". 광명화 보살은 스님이 산꽃.들꽃을 좋아해서 원당암과 미소굴 주변에는 늘 꽃이 많았다며 스님이 직접 꽃씨를 뿌리며 "일체 중생이 다 꽃"이라고 하던 말씀을 되새기기도 했다.

혜암 스님에 대한 기억이 너무도 많지만 모두가 인연따라 만들어진 것인데 다시 구차하게 발설하여 구업이 될까 겁난다는 할머니는 "공부하다가 죽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던 스님의 가르침만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한결같았던 스님의 주장자였다는 것이다.

혜암 스님의 스승인 인곡 스님이 입적하기 전 10년간을 모신 기이한 인연을 가지기도 한 광명화 보살은 "큰 도인을 시봉한 것이 큰 영광이었다"며 다비장을 향해 조용히 합장을 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과 충청 지역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계와 정치권에서 지역 간 불균형 우려와 비...
원·달러 환율이 1천500원대를 넘어섰고, 정부는 이를 단기적 현상으로 진단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환율 불안의 진짜 이유...
대구 서구청장 류한국이 퇴임을 앞두고 직원들을 동원해 진행한 '다과회'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 청장을 축하하는 공연이 마련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한국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재개되었으며,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18척의 한국 선박이 해협 내측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