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열린대구'와 세계시민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이것은 무한 경쟁의 경제논리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에 대항하여 고유 문화의 생산적인 측면을 강조한 말이다.

우리는 경제적 효율성만을 추구하다가 우리의 정체성을 파괴할 수 있다는 '세계화의 덫'을 두려워한다.

그렇지만 한국의 고유한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기 바라는 이 말은 은연중에 세계화를 '21세기의 시대적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역설을 실현할 수 있는가.

나는 세계 시민을 육성하는 새로운 교육이야말로 그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첩경이라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진정한 세계화란 본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개인, 민족 및 국가들의 평화적 공존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세계 시민'이란 사실 '열린 시민'과 다를 바 없다. 첫째 세계 시민은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가치들을 존중한다.

둘째 세계 시민은 특정한 문화, 민족 및 국가에 속해 있지만 다른 문화, 민족 그리고 국가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취한다. 셋째 세계 시민은 가능한 한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에 의해 인정받을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설령 지역의 터전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한국인'이라고 할지라도 삶의 방식에서 이런 태도를 취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세계 시민'이다. 사실 우리는 민주화를 통해 이미 세계 시민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자신 못지 않게 남을 관용하고 인정하는 민주 시민, 다른 문화를 배움으로써 자신의 것을 지켜갈 수 있는 자율적 시민,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창조하는 창의적 시민, 우리가 이런 시민을 원한다면 세계 시민은 더 이상 낯선 낱말이 아니다. 가장 한국적인 대구가 가장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진우(계명대학교 철학과 교수)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경찰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관련 민중기 특검팀의 직무유기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 정치권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특검은 2018~2020년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음란행위를 한 8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되었으며,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목격자의 촬영 영상을 근거로 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