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간지 '시안'봄호 특집

'비누 방울 날아라/ 바람 타고 동동동/ 구름까지 올라라/ 둥실둥실 두둥실// 비누방울 날아라/ 지붕 위에 동동동/ 하늘까지 올라라/ 둥실둥실 두둥실//(남한, '비누방울', '제6차 교육과정기 교과서 1-1 읽기', 1995년 50쪽)'.

'어깨동무 내 동무 다정히 앉아/ 재미나는 글씨공부 정말 좋아요/ 내려긋기 가로긋기 바로 쓰면은/ 글씨쓰는 내마음은 곧바르지요//(북한, '글씨공부'부분, '인민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1998년 126쪽)'.남한의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의 동시는 자연친화와 어린이의 생활이 주제가 되고 있으나 북한 인민학교1학년 국어 교과서의 동시는 정치적 요구에 따라 수록된 작품이 많았지만, 북한의 우리말 다듬기는 배울만 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계간시지 '시안'이 2002년 봄호에 마련한 기획특집 '남북한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의 동시'에서윤동재 시인(고려대 강사)은 남북한 초등학교 1학년 동시를 형식과 율격 및 제재와 주제별로 비교고찰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윤 시인은 남북한 1학년 동시가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닐 것 같지만 같은 점도 적지 않다며, 교육과정기가 바뀌어도 재수록된 동시가 많은 것이나, 전체 2연으로 이루어졌고 각 연이 4행으로 된 작품이 많으며, 한 행이 두토막으로 된 율격적 정형성을 보여주는 시가 많은 것을 예로 들었다.

또 최근에 이르면서 동시 수록 작품 수가 많아져 남북한 모두 입문기때 어떤 문학을 경험하느냐가 평생을 좌우한다는 것을 잘 인식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남북한 1학년 동시의 뚜렷한 차이점으로는 남한의 것은 자연친화나 어린이의 생활을 주제로 한 개인창작품이 많은 반면, 북한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체창작 작품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남한의 동시는 대부분 짧고 언어교육을 위한 자료로 제시되고 있으나, 북한의 동시는 길고 수록 작품도 훨씬 많아처음부터 정치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교과서의 동시가 살려 써야 할 우리말을 골라내고 다듬기에 무척 힘쓴 점은 배울만 하다는 지적이다.

윤 시인은 마지막으로 "남북한 교과서 모두에 어린이들의 작품이 거의 수록되지 않아 아쉽다"며 "남한의 제7차 교육과정기 교과서의 현재의 동시가 수준면에서 가장 뒤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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