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이점숙의 화이트데이

오늘은 화이트데이, 학교 정문에서 동아리를 소개하는 글귀를 붙인 사탕하나를 받았다. 언제부터인가 밸런타인데이를 비롯하여 매월 14일은 국적불명의 ' ~ 데이'이다.

일본의 상술에서 건너왔다 하지만, 무엇이든 기념하고, 이벤트를 펼치기를 좋아하는 신세대들은 생일날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외국에서 들어 온 이 기념일들을 명절만큼 중요하게 지내고 있어 걱정이다.

며칠 전 신문에 의하면, 밸런타인데이 때 자신에게 초콜릿을 선물한 여자 친구들에게 사탕을 선물하기에 용돈이 빠듯하여고민하는 남자 초등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일부 고등학생들 사이에는 최고 10만원에 달하는 선물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선물을 마련하기 위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남자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수업 중 선물배달'이 인기가 있는데, 수업시간에 10만원 대의 장미 100송이가 담긴 사탕세트를 전하면 수업 중 터지는 환호 때문에 여자친구가 우쭐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친구끼리 우정을 표현함으로써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사랑을 나누는 신세대문화의 선물풍속도로 볼 것인가? 과소비 상술을 유행처럼 무작정 쫓아가는 것은 아닌가? 남들이 하니까 하나의 행사처럼,의미없이 건네주는 선물로 그치지는 않는가? 그래서 마음으로 다가가는 부분이 부족하지 않는가.

'~데이'의 선물교환! 부추길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선물 문화를 가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값 비싼 사탕 대신 저렴하게개발된 전통 한과도 괜찮을 것 같다. 돈으로 산 선물보다 마음의 표현이 더 중요하고 의미있지 않은가? 마음을 담은 편지나 엽서,꽃 한송이, 말린 꽃잎이나 나뭇잎에 시쓰기 등은 어떤가? 마음이 담긴 선물을 주고 받음으로써 친구들끼리 우정을 다지는 계기가 되게끔 승화를 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수녀.가톨릭상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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