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경제상품 문화(14)-일본(2)-도쿄 아사쿠사 카니발

동경 미쯔코시 지하철역에서 긴자선을 타고 일곱 정류장만 가면 에도시대부터 일 본의 대표적 유흥가로 자리 잡아온 아사쿠사가 나온다. 에도시대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일본다운 정서와 분위기를 느끼려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 을 잇는 곳이다.

동경 대동구에 위치한 아사쿠사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일본 전통 옷 을 차려 입은 젊은이가 끄는 인력거. 짧은 거리 요금이 1인 2천엔, 2인 3천엔으로 비싼 편이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젖어 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관광 명소로는 기념품 상가가 밀집 되어 있는 나카미세(仲見世), 645년에 창건되 어 동경에서 가장 오래된 절 센소지(淺草寺) 등이 있다. 특히 에도시대부터 영업 해 온 작은 상점들이 전통과자, 도자기 등을 판매하는 나카미세는 백화점 쇼핑에 식상한 사람들에게 매우 신선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아사쿠사 최대의 명물은 삼바 카니발이다. 전통적 색채가 많이 남아 있어 이국적인 축제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곳에서 삼바 카니발이 시작된 것은 22년 전. 계절별로 열리는 일본의 전통 축제 '마쯔리' 인기가 사라지면서 유흥가인 아 사쿠사의 면모도 점점 쇠퇴했다.

이에 당시 우찌야마 메이이치 대동구청장이 아사쿠사 부흥을 위해 사람들의 눈길 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색적인 행사의 하나로 삼바 카니발을 제안하면서 축제가 시작되었다.

올해 22회째를 맞는 삼바 카니발은 민관 합동으로 추진되고 있다. 행사는 300여개 상점들의 연합조직인 아사쿠사 삼바 카니발 실행위원회에서 8개월에 걸쳐 준비한 다. 6천만엔 정도 소요되는 예산은 기업협찬과 대동구청, 상점들의 출연금으로 조 달된다.

대동구청은 예산지원과 함께 기업협찬을 유치하고 있지만 행사 주최에는 관여하지 않고 실행위원회에 일임, 민간 주도로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실행위원회에서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삼바 카니발 참가 경력이 있는 무희들을 위원으로 초 빙해 축제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있다.

삼바 카니발은 매년 8월 넷째주 금, 토요일에 열린다. 금요일 전야제에 이어 토요 일에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왕복 4차선의 카미나리몽 거리에서 삼바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삼바 전문가, 패션디자이너 등 15명의 심사위원들이 퍼레이드에 참가 한 팀을 대상으로 대상 1팀 200만엔 등 총 400~500만엔의 상금을 지급한다. 축제 가 끝난 뒤에는 공민관에서 브라질 삼바 팀 초청 쇼를 벌여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축제 초기에는 브라질에서 삼바 무희 40여명을 초청, 보여주기 위주로 축제가 진 행되었다. 그러다 삼바 카니발이 대외에 알려지면서 지난해의 경우 브라질에서 삼 바를 배운 1천여명의 일본인 삼바 전문 무희를 비롯, 35개 일본팀에서 3천500여명 의 무희와 브라질 거주 100여명의 일본인, 브라질 무희 20여명 등이 참가해 일본 최대 삼바 축제의 위용을 자랑했다.

회사원 뿐 아니라 대동구 공무원들도 삼바 팀을 구성해서 참가하고 있으며 대회 입상자들도 후진을 양성, 삼바 팀을 축제에 내보내고 있어 삼바 카니발이 일본내 삼바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대회를 참관한 주일 브라질 대사도 브라 질 삼바 축제 이상으로 성대하다는 칭송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브라질 신문에도 크게 알려질 만큼 국제적인 명성도 얻었다.

축제를 앞두고는 NHK 등 일본의 방송, 신문들이 축제 준비 현황과 참가 팀 면모, 축제의 특성 등을 취재, 방송하는 것이 관례화 되었다. 축제가 벌어지는 이틀 동 안 아사쿠사에는 50만명의 인파가 몰려 들고 있으며 여름 휴가를 삼바 카니발이 개최되는 아사쿠사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삼바 카니발의 성공은 아사쿠사에 제2 전성기를 가져왔다. 쇠락해 가던 아사쿠사 지역이 오락과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 태어 나면서 상점들도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 상점들은 축제기간 동안 팜플렛을 내걸고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으며 전화카드 , 티셔츠 등을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아사쿠사 삼바 카니발은 일본내에서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일본내 다른 축제와의 차별성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창출, 아사쿠사 발전의 계기가 되고 있어 지역별로 축제를 많이 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 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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