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미군 활주로 '반쪽반환'은 안된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대구 도심에 위치한 캠프 워커 H-805헬기장 및 A3비행장 활주로 부지를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반환키로 합의한 것은 일보 진전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활주로가 반쪽 반환이라는 데 있다. 이렇게 되면 우선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3차 순환선이 완전 개통되기 어렵게 된다.

현재 3차 순환선은 캠프 워커 앞에서 멈춰서 있는 기형적 형태로 남아있는 데 이번 반환협상으로 완전한 모습을 갖출 것으로 기대했으나 활주로 부지 중 절반에 가까운 서쪽 7천평이 반환대상에서 제외 돼 버렸다. 국방부는 앞으로 있을 추후 협상에서 나머지 부분을 반환 받을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성공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따라서 우리는 주한 미군이 이왕 활주로 반환을 결정한 이상 대구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주로 완전반환을 허용해주기를 요청한다. 왜냐하면 절반정도를 남겨둬 봐야 미군의 활동에는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한 미군은 어디까지나 우리를 도우러 온 군대가 아닌가.

따라서 가능한 한 지역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져야 당위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미군기지 되찾기 대구시민모임이 반환 결정을 환영한 소이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도심에 위치한 군사기지는 언젠가는 모두 반환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번지고 있는 반미(反美) 무드도 지역사회와 협조하는 자세를 보일때 사그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반환은 대체부지 제공 없이 결정되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상태를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문제는 대구시 남구의 헬기장이 동구의 K-2 공군기지로 이전되면 시끄러워질 가능성은 거의 100%이다. 그것은 지난해 이미 헬기장 K-2이전 문제를 놓고 동구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겪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정 이전에 대화와 타협으로 도출된 합리적인 선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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