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춤으로 승화된 슬픈 사랑들

발레 탄생서 댄스까지제환정씨 '불멸의 춤…'

"너무 아름다운 이유로 더러 버림받았으며, 오랜 세월을 살고도 안방자리를 차지해 보지 못한, 비운의 비(妃)의운명을 지닌 예술 춤에게".발레리나 출신 무용전문잡지 기자이며 무용학도인 저자 제환정씨가 쓴 '불멸의 춤, 불멸의 사랑'(김영사 펴냄). 춤에 낯선이들을 위한 해설서이다.

발레의 탄생에서 20세기 모던댄스까지, 한 시대를 춤과 함께 풍미한 매력적인 무용가들을 만나게 해 준다. 발레를 발아시킨 프랑스 왕비 카트린 드 메디시스의 권력 투쟁, 궁중발레를 전문화한 무대예술로 발전시킨 가난한 방앗간집 아들 장 바티스트 륄리, 평생 사랑했던 발레리나 카를로타 그리시 곁에 있기 위해 그녀의 동생과 결혼한 '지젤'의 작가 테오필 고티에, 20세기 러시아의 혁신적인 발레단 '발레 뤼스'의 천재 발레리노 바슬라프 니진스키와 그를 지독히 사랑한 천재적인 흥행사디아길레프의 동성애 등 흥미진진한 얘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발레에 반기를 든 혁명가 이사도라 덩컨과 천재시인 예세닌의 불꽃같은 사랑과 죽음, 미국 현대무용 교육의 토대를 구축한 루스 세인트 데니스와 열네 살 연하 남편 테드 숀, 억압된 욕망을 분출시킨 마사 그레이엄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에 새겨진 춤과 사랑, 격정을 담아내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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