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농촌의 가난한 이발소 의자에 걸터앉아

현판 위의 비들기를 바라본다

박제된 어린 비들기-

빨간 부리가 애처럽다

활짝 벌린 하얀 날개는 지금이라도 날 것 같고나

창경으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

거울 속으로 건너 보이는 파란 바다 하늘 바람

파-란 봄….

어린 비들기야 나는 너의 꿈을 동정한다

나는 너보다 더 큰 슬픔을 가졌다.

-김달진 '꿈꾸는 비둘기'

미당 서정주와 함께 '시인부락' 동인으로 활동한 시인의 1940년 출간 시집에서 가려 뽑은 시라서 맞춤법은 현대 맞춤법과는 다른 부분도 있지만 시의 내용은 오늘 우리에게도 깊은 공감을 준다.

박제된 채 이발소에 걸려있는, 더군다나 어린 비둘기를 보면서 시인은 훨훨 날고 싶은 꿈을 못 펴고 생활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슬픔을 되돌아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뜻있는 이의 족쇄 역할을 하는 게 생활인가보다.

김용락 〈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