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에 있었다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터인데 아시아의 영웅으로 선정됐다니 과분할 따름입니다".지난 15일 경남 김해시 돗대산에서 발생한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때 부상한 몸으로 20여명의 생명을 구한설익수(25·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씨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선정한 '아시아의 20대 영웅'에 포함됐다는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구의 모 여행사의 수습사원으로 단체관광객을 인솔해 처음 중국에 갔다가 사고를 당한 설씨는 "누구나 그때 상황을 접했다면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부상자들을 구했는데 나 혼자 '영웅'으로 선정돼 오히려 미안하다"며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설씨는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옆좌석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지고 암흑같은 기내에서 기적적으로 정신을잃지 않고 밖으로 빠져나온 뒤 머리와 얼굴 등에 상처를 입었지만 다른 20여명의 부상자들을 사고지점에서 50여m 떨어진 안전장소로 피신시켰다.
추락 후 얼마 지나지 않자 기체 곳곳에서 폭발이 잇따랐기 때문에 사고의 충격으로 멍하게 쓰러져 있던 부상자들을 피신시킨 설씨의 용기있는 행동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몸무게(80㎏)보다 훨씬 무거운 90㎏의 남자의 몸을 한손으로 들고는 다른 부상자들을 인솔해 필사적으로 대피시키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부상자들을 담배종이로 지혈을 시키는 등 응급처치를 했고 119구조대에 대략적인 추락장소까지 알리는 등 1인 4역을 한 것에 대해 지금도 믿기지 않지만 위기상황에 맞닥뜨리자 갑자기 '초인적인 힘'이 생긴 것 같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사고당시 기내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소리 때문에 요즘 수면제를 먹고 잠을 청하지만 3시간 정도 겨우 잘 정도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설씨는 "좀더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며 "시신확인과 보상 등이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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