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통령 막내아들 홍걸씨의 소환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이다. 밥이 익지 않으면 뚜껑을 열지 않는게 검찰수사 기법이고 보면 소환은 대개 '사법처리'라는 클라이맥스로 치닫게 된다. 최악의 여론과 월드컵을 고려했고, 무엇보다 혐의사실에 대한 자신감이그렇게 되도록 했을 터이다.
그러나 그가 물건너 오지 않으면 수사는 물건너 간다. 검찰의 이 고민을 풀어줄 열쇠는 홍걸씨의 자진 귀국과 대통령의 아들설득 뿐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홍걸씨가 밝혀야 할 3대의혹은 체육복표사업의 개입여부, 최규선에게서 받았다는 수십억원의 돈의 성격, 그리고 미국 주택구입비와 생활비의 출처다. 이 셋중 검찰이 정황확인이 가능했던 부분은 최씨가 주었다는 '돈'이다. 검찰은 최씨로부터 최소 11억원이 홍걸씨에게로 건너갔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뇌물사건에서 돈 준 사람이 돈줬다고 시인하면 일단 '사건'이 성립됨은 숱한 뇌물사건에서 우리가 본 바다. 대가성이 문제라지만 최씨가 기업체 대표들을 만날 때 동석한 정황 등이 포착돼 있다는 것이고보면 홍걸씨가 최씨의 이권개입에 최소한 '바람잡이' 역할을 한 냄새는 짙어 보이는 것이다. 이 점 홍걸씨는 해명해야 한다.그러나 아무래도 국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부분은 홍걸씨의 호화생활이다.
그는 재작년 10월부터 미 퍼모나대학 연구소의 준연구원으로 있었다지만 겨우 한달에 몇번 들러 번역일을 한 것이 고작이었고 그것도 작년말로 그만뒀다고 한다. 무슨 대단한공부를 하는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부모 잘 만난 여타 유학생들처럼 사치생활을 했다는데서 대통령일가에 대해 느끼는 국민들의 배신감은 뜨거운 것이다.
더구나 수시로 한국을 드나들면서 공부와는 별관계도 없는 처신을 해왔다니 국민의 눈엔 그가'나이롱 연구원' 쯤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홍걸씨는 검찰소환이 있을 경우 주저없이 제 발로 걸어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국가와 부모들의 상처를 그나마 줄이는 길이다. 그리고 가슴아픈 일이지만 그가 제 발로 걸어오게 하는 것은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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