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체류 김우중씨 회사서 비자금 조성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고 해외에 체류하면서 한때 회사 돈으로 개인비자금을 조달했다는 전직 대우그룹 임원의 진술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대우자판 전 사장 전모씨는 10일 김 전 회장으로부터 토지용도 변경에 대한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최기선 인천시장에 대한 2차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 "99년 12월 그룹 비서실 이모 이사가 전화를 걸어 '회장님이 필요하니 보내라'고 요구해 1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전씨는 "내가 전달한 1억원은 하청업체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 10억5천만원중 최 시장에게 3억원, 송영길 의원에게 1억원, 정모 부사장에게 5억5천만원을 전달하고 남은 돈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 전 회장이 대우경영에서 손을 떼고 해외에 체류하면서도 한동안 그룹비서실을 통해 개인 비자금을 조달하는 등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이어서 주목된다.

김 전 회장은 지난 99년 10월 중국 옌타이 자동차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종적을 감춘 채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전씨가 이 이사에게 전달한 돈은 대우그룹이 망한 이후에 나온 것으로 전씨가 나중에 별도로 조성한 비자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