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보 회견 안팎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기자회견장은 노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한 엇갈린 당내반응을 그대로 노출했다.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사전에 노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논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 대표와 정대철 이협 신기남 추미애 최고위원은 배석했지만 박상천 정균환 김태랑 최고위원 등은 당사를 빠져나갔다.

특히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한나라당이 추천하는 인사들을 총리와 행자, 법무장관 등에 임명하자는 중립내각구성 건의에 대해 일부 최고위원들이 "한나라당이 받지도 않을 것이며 혹시라도 받으면 엄청난 (정치적)손해"라면서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패관련 입법의 후보회담을 통한 처리 주장에 대해서도 정치개혁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상천 최고위원이 "어제 첫 회의를 열었고 당에서도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하기로 해놓고 뛰어넘자는 것이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신기남 최고위원은 "논의는 하겠지만 특위에서 처리될 수 있느냐"며 노 후보 지원에 나섰다. 신 최고위원은 "대통령 후보가 이렇게 하면 따라오면 되지"라며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노 후보 체제 굳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국면전환용에 불과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고, 청와대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은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 그와 같은 언급을 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대변인은 "대통령은 이미 당 총재직을 떠났고 민주당도 탈당했다"면서 "내각이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되며 대통령의 국정전념 의지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월드컵과 지방선거를 통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도 "우리가 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한 것은 나눠먹기식으로 거기에 참여하겠다는 게 아니라 정권 임기말에 공정하게 선거관리를 하라는 뜻"이라며 추천 제안을 일축했다.

서 대표는 이어 "노 후보는 지금 서해도발 사태에 대해 정확한 진상규명을 촉구해야지, 별안간 부패청산을 요구하느냐"면서 "정국을 호도하려는 고도의 술수"라고 평가절하했다.

이회창 후보 비서실장인 김무성 의원도 후보회담 제의에 대해 "만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상득 사무총장은 "지금 시점에서 후보들이 만나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소리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