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떠난 빈 모퉁이/ 겨울 바람은 불고/ 그리고 봄도 오고 꽃도 피겠지/ 정이란 더럽다더니/ 모퉁이에 부는 바람처럼 모질고/봄날 또 꽃처럼 부질없구나'.
동국대(경주캠퍼스) 국문과 교수인 이사가 시인(본명 이임수)이 시집 '수유꽃 지더니 하마 산꿩이 울고'를 도서출판 사람에서 펴냈다.시집에 담긴 시인의 시세계는 전체적으로 자아의 원상과 생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의 과정을 노래한 것이다.
그 깨달음의 지향은 자신의 근원에 대한 성찰과 가야할 곳에 대한 응시의 두 축으로 발현된다. 삶과 죽음에 대한 관조. 중년의 시인이지닌 원숙한 경지는 그래서 '수유꽃 지고/ 진달래 아득하더니/ 푸른 새순은 하마/ 산꿩을 부르는가'라며 달관의 여유를 보인다.
그리고 시의 길이를 줄이면서 근본적으로는 침묵의 언어에 다가서고 있다. '이름도 성도 몸뚱이도 마냥 흘러가는 구름이요, 부질없다는 말조차도 바람인 것을…'. 그러나 짧은 시행에 함축된 울림은 읽는 이의 내면에 증폭되면서 쉬 지울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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