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상지급 농약 방제복 질낮아 농민 착용꺼려

농민들에게 무상공급된 농약 안전장비가 품질이 떨어진데다 사용이 불편, 외면당하고 있다.영천시는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3억8천900여만원을 들여 매년 농작물 재배면적이 많은 농가 순서대로 방제복상·하의와 마스크, 보안경 등 '농약 안전사용 장비'를 영천지역 전체 농가의 76.2%인 1만1천79농가에 무상공급했다.

그러나 농약 살포작업이 한창인 요즘 들판 곳곳에선 농약방제복을 입은 농민을 찾아보기 힘들다. 농민 이영락(51·영천 화남면 사천리)씨는"방제복이 통풍과 땀 흡수가 전혀 안돼 입고 있으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무겁고 답답해 무더운 여름철에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영천 매산리 한 농민도 "방제복이 농약에 흠뻑 젖어 속옷으로 스며 들어 차라리 평상복을 입고 농약을 뿌린 뒤 목욕하는 편이 낫다"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실용성 있고 품질이 좋은 방제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천시 관계자는 "예산 사정상 농약 안전사용 장비 한세트의 단가가 3만7천~4만5천원으로 낮아 농민들이 요구하는 좋은 품질을 충족시킬수 없는 입장"이라 해명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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