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진보농협 군납 고추 납품비리와 관련, 죽음을 택한 김모(39)씨의 유족들이 김씨가 작성했던 유언장과 자신의 잘못을 기록한 메모지를 공개했다.
김씨의 부인은 3일 청송군청과 진보농협 홈페이지를 통해 남편이 죽기 전에 작성했던 유언장 일부를 공개하면서 "남편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덮일 수는 없다"며 "농협과 관련자들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씨의 차량 구석에서 발견된 유언장에는 "모든 것이 상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평소 강압적 업무를 지시하던 간부들이 막상 일이 터지니까 나를 판매담당자로 몰고 가면서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더이상 쳐다보기도 싫다. 가족들에겐 미안하다. 살아갈 힘도 용기도 없다"는 고통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씨의 부인은 이날 매일신문 취재진에게 김씨가 죽기 전에 부인에게 밝혔던 사건 전모와 김씨 자신의 죄목을 요약한 메모지도 공개했다.
메모에서 김씨는 △회계업무도 모르는 자신에게 위탁판매업자 허씨와 상사는 각종 자금을 전달하게 해 농협·군 등에 심부름한 죄 △허씨가 끊임없이 돈으로 자신을 매수하려 했으며 거절하자 부인 이름으로 승용차를 뽑아줘 뇌물을 받은 죄라고 밝혔다.
특히 △상사 지시에 따라 원주 원예농협 매출전표를 위조하고 △조합장 도장을 도용해 5억원짜리 외상매출전표를 만들었으며 △원주 원예농협과 경남 창녕농협 등의 관계자에게 수천~수억원의 현금과 수표를 전달했다고 적혀 있다.
부인은 "남편이 농협중앙회 감사과정에서 돈 흐름을 대부분 밝혔다"며 "특히 검은 돈은 현금과 수표로 대부분 남편 통장과 허씨의 동거녀 김모씨의 통장에서 빠져 나갔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청송경찰서는 농협 경북도본부와 진보농협의 감사자료 및 숨진 김씨의 녹취테이프 등을 확보, 관련자들을 상대로 사실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한편 국군 기무사측은 숨진 김씨가 달아난 허모씨가 기무사가 관련됐다(본지 1일자 27면)는 보도에 대해 "군납품은 국방부 품질관리소에서 검수하며 기무사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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