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그라운드에는 찬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재미없는 야구, 지루한 경기, 지리멸렬한 승부에 넌더리를 낸 관중들이 발길을 끊기 시작했다.
빈 관중석의 그림자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짙어졌다. 올 시즌 프로야구 전체 관중은 239만3천여명(한 경기 평균 4천500명)으로 지난해 시즌 299만1천여명(한 경기 평균 5천622명)에 비해 20% 가량 줄어들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 관중들이 고개를 돌린 현상은 심각한 위기로 다가왔다.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 등 외부적 요인이 있었지만 열악한 시설, 승패에 집착한 경기시간의 지연 등 '보는 즐거움'을 앗아간 내부적 요인이 더 컸다는 것이 야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다른 어느 도시의 팬들보다 열정적이었던 부산 팬들은 올해 롯데의 맥빠진 경기에 분노, 야구장을 외면했다. 투자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구단 행정은 팀 전력의 약화로 이어져 승패에 관계없이 부실한 경기로 일관, 한때 야구에 그토록 헌신적이었던 팬들을 등돌리게 만들었다.
수용 규모 3만500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사직 구장은 유령의 공간처럼 텅빈 채 시즌 막판 100~200여명의 최소 관중 입장을 연일 기록했다.
투수를 자주 교체하는 등 승패에만 집착, 경기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팬들의 고개를 내젓게 했다. LG 김성근 감독, 삼성 김응룡 감독 등이 대표적인 경우로 특히 김성근 감독은 일부 팬들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기도 했다.
LG의 잠실 경기에는 지난해 시즌 보다 17% 줄어든 평균 9천654명의 관중이 입장했으며 대구구장에는 지난해 6천343명에서 올해 41% 줄어든 3천697명이 찾았을 뿐이다.
기아 두산 현대 한화 등 성적이 좋고 나쁜 데 관계없이 다른 팀의 구장에도 18~32% 관중이 감소했다.
다만 올 시즌부터 최신 시설로 문을 연 문학구장에서 홈 경기를 가진 SK는 지난해 2천666명에서 올해 6천102명으로 관중이 125% 늘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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