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 특공대 인질범 제압

러시아 특수부대가 26일 오전 체첸 반군 인질범들이 장악하고 있던 모스크바 시내 극장에 진입, 상황을 완전히 장악하고 인질을 전원 석방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체첸 반군결사대에 의한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태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반군들은 자신들의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6일 오전 6시(한국시간 오전 11시)부터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한 인질은 휴대전화를 통해 "동이 트면 우리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당국에 신속한 협상을 호소했다.

인질범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첸 전쟁은 종료됐고 러시아 군은 체첸에서 철수했다'는 분명한 발표를 해야만 인질들을 풀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 총리를 극장 안으로 들여보내 극적인 협상타결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지만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앞서 니콜라이 파트루쉐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인질범들이 인질들을 석방할 경우 목숨을 보전하고 제3국행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주일 안에 러시아군의 체첸 철수를 요구해왔던 인질범들은 25일 밤 시한을 변경, 무조건 26일까지 러시아 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극장 대변인 다리아 모그다노바는 전했다.

한편 인질범들은 기자가 포함된 협상단과 근 5시간 동안 협상을 하고 난 뒤 인질들에게 물과 음식을 공급하도록 허용했다. 또 어린이 15명을 석방한 뒤 25일 자정 무렵 어린이 2명과 남녀 각 1명 등 4명의 인질을 추가로 풀어줬다.

인질들의 가족들을 극장 밖에서 나흘째 밤을 지새면서 강경진압에 나서지 말 것을 당국에 호소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3%가 인질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강제진압은 절대 안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부총리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인질극의 배후는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자치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외신종합=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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