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심잡고 영남표 훑기

첫 눈발이 휘날리는 쌀쌀한 날씨속에 '개산대재'가 열린 27일, 팔공산 동화사에서는 2시간여 동안 대선후보들간에 팽팽한 불심잡기 경쟁이 벌어졌다.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서청원 대표가 대신 왔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의원, 이한동 전총리, 장세동전 안기부장 등 4명의 대선주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개산대제에 이어 점심공양까지 함께 하면서 열띤 신경전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조해녕 대구시장, 한나라당 이해봉 강신성일 손희정 의원과 각 후보들을 수행한 민주당 정동영 김성호 송영길 임종석 의원,노사모의 문성근 명계남씨, 강신옥 신낙균 최운지 서훈 전 의원 등의 모습도 보였다.

눈발이 날리자 동화사 주지인 지성 스님은 "오늘 아침 3천년만에 핀다는 우담바라가 폈다"며 "이는 대구와 나라가 잘될 징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이들은 즉석 축사대결도 벌였다. 첫 축사에 나선 노 후보는 "지금 정치는 지역을 갈라서 반목하고 있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불신과 반목을 뛰어넘어 동서화합으로 가는 정치를 약속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청원 대표는 이회창 후보가 오지못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우리 사회가 반듯하지 못하고 법과 원칙이 무너진 것은 불교의 계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부패척결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오늘은 하늘이 열리고 산이 열린 좋은 날"이라며 "30년 묵은 지역감정의 벽을 허물고 서울과 지방의 정치.경제적 격차를 해소, 선진국의 꿈을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국민들이 밝은 대낮에도 등불을 찾고 있으나 등불이 너무 많아서 진실한 등불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선을 앞둔 현재의 정국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가장 많은 박수를 받고 단상에 오른 장 전 부장은 "지금이야말로 증오을 삭이고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야할 때"라고 말했다.서 대표와 대선후보들은 이어 동화사 설법전에서 개산대재 관계자들과 점심공양을 함께 하면서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조인 스님은"진정한 지도자라면 전 국민을 네편, 내편으로 가르지 않고 한 식구로 끌어안아야 한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민주당 노 후보는 이날 동화사 외에도 파계사와 해인사를 방문하는 등 영남권 불심공략에 적극적이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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