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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 공부 가을밤이 짧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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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 가회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하교하고 나면 어른들이 등교를 한다. 환갑을 훌쩍 넘긴 어르신들이 늦깎이 공부를 위해 책과 공책을 겨드랑이에 끼고 고사리 같은 손자들의 책걸상에 둘러 앉아 두툼한 돋보기 안경을 끄집어 낸다."공자왈…맹자왈…". 향토의 노 선비가 강좌하는 '한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다.

20여명의 할아버지들이 이 공부를 시작 한지도 어느덧 3년여째. 그동안 명심보감과 맹자 대학 중용을 떼고 지금은 '논어'에 푹 빠져있다.합천에서 탄생한 남명 조식 선생의 선비정신을 지켜온 전 합천문화원장 김연(72.산청 덕천서원 원님)씨가 무료로 강의하는 현대판 '서당'인 셈이다.

김 원님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한학이지만 동네 사람들이 늦게나마 공부를 하고 싶다길래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강좌를 시작했다"고 겸손하게 털어 놓았다.또 "남명의 고향이자 학문적 영향이 곳곳에 오롯이 배어 있는 합천은 예로부터 선비의 고장"임을 강조하며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 평생 학문의 자세를 가다듬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 강좌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직이나 공무원, 조합직원 등을 정년퇴임한 지역 원로들로서 농사일에 매달려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도 늦깎이 공부에 나선 것.

가회면 산업담당주사를 마지막으로 퇴임한 허오도(62.가회면 장대리)씨는 "이 나이에 공부해서 학자가 되려는 것은 아니다"며 "농촌에서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기 보다는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되새겨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자세를 일깨우기 위함"이라고 말했다.따라서 "스스로를 가다듬고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제사때 축문이라도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 것이 어른의 도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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