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수심들이 그리도 깊을까?
물조차 말라버린 대구 앞산 안지랑골 계곡 곳곳의 바위 아래에서는 간절한 촛불들이 홀로 남아 불을 켜 준 주인을 대신해 밤새 몸을 사른다. 요즘 같이 해가 빨리 지는 계절엔 초저녁 산책이라도 나서는 사람들은 이 촛불들이 자아내는 저 처절함에 덩달아 기도하는 심정이 된다. 종교가 무엇이든, 이웃의 아픔을 생각하는 마음이야 무엇이 다르랴.
이 안지랑골 입구에서는 드물잖게 고사도 올려진다. 행상이라도 하려 산 듯한 소형 새 트럭 앞에 촛불 켜고 손 비비는 할머니, 그 옆에서 함께 웅크려 기도하는 중년 부부. 그들의 간절한 소망은 무엇일까? 할머니는 아마도 이 중년 남자의 어머니이리라.
더 위로 올라간 곳에는 거대한 돌탑이 세워져 있다. 10년도 전에 만났던 돌탑 아저씨는 "사업에 실패한 뒤 마음을 가라 앉히려 오랜 세월 돌을 쌓아 올렸다"고 했다.
지금도 건강한 지 궁금한 그 아저씨는 그러나 "매일 새벽 안일사 절에 가 기도 드리다가 1천원밖에 안되는 시줏돈마저 떨어져 결국엔 절 밖으로 돌기 시작했다"고 했었다.간절함. 힘든 세파 속을 헤쳐가는 서민들의 애환을 촛불은 오늘도 살라 올리고 있다.
글 : 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정동영, 통일교 사태 터지자 국정원장 만났다
"참 말이 기시네" "저보다 아는게 없네"…李질책에 진땀뺀 인국공 사장
"'윤어게인' 냄새, 폭정"…주호영 발언에 몰아치는 후폭풍
대구 동성로 타임스 스퀘어에 도전장…옛 대백 인근 화려한 미디어 거리로!
장동혁 "李겁박에 입 닫은 통일교, '與유착' 입증…특검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