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개성의 무게를 조절하기에도 벅찬 나날의 연속이었는지도 모른다. 만남의 횟수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각자 삶의 한복판에서 묵묵히 담금질하다가 또다른 성숙함으로 문득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 가슴 속에서 터져나오는 감정들이 노래이거나 울음이거나, 가장 진실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것은 시라는 믿음 때문에…'.
강문숙·이혜자·김현옥·이향. 매일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 4명이 동인지 '시·열림' 제4집을 도서출판 그루에서 냈다. 배영옥 시인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대신, 올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향 시인이 동참한 이번 시집에서 시인들은 각 15편의 시와 함께 산문 1편씩을 곁들였다.
강문숙 시인은 일몰·모서리·병동·우기·터널 등의 언어에 절망하면서도 이것이 평소 노래하고 싶은 그리움·사랑·바람소리·하늘 등 희망적인 말들과 하나임을 토로한다. 상충된 이미지와 무게의 안과 밖이 하나인 것처럼. 그것은 투병이란 호된 채찍을 스승으로 삼아 깨달은 마흔 중반의 시적 진실이다.
이혜자 시인은 '이해하시나요?'·'광안리'·'많이 속아 본 여자 앞에서' 등의 시를 남겼고, 김현옥 시인은 '핑크 플로이드를 산책하다'·'거리의 삽화' 연작시 등에서 본질의 투명한 뼈만 남은 삶 같은 시로 살고 싶다고 했다. 경북 고령에 거주하고 있는 이향 시인은 '숲처럼' ·'감포·'사막' 등의 시와 함께 "주산 고분 속에 갇힌 내 언어의 방을 가을 햇살 속으로 불어내어 나란히 앉아보고 싶어진다"는 시작메모를 남겼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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