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람들의 위신이 말이 아니다.
도시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인구·경제력 등 다방면에서 3위 도시 자리를 인천에 내준 것도 벌써 몇년 전이다.
하지만 대구에는 아직도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분야가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용·미용 분야는 대구 수준이 전국 최고이다.
광복 후 대구의 이용 기술은 전국 최고였다가 1980년대 침체기를 지내긴 했으나 아직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대구에서 배출되고 있다.
"대구에서 기술을 배웠다"고 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수습 과정 없이 바로 채용될 정도라는 것.
전국에 2명뿐인 '이용 명장' 중 한 명이 작년에 대구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개업 중인 최원희(47)씨. 전국에 11명 있는 '이용 기능장' 중 3명도 대구 출신이다.
기능경기대회와는 인연이 멀었으나 1998~2000년 3년 연속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올해는 처음으로 금메달도 따냈다.
미용 최강론에도 이론이 없다.
경북은 물론 부산·대전·청주 등에서까지 고객들이 찾아올 정도. "서울에서 주가를 높여 다른 도시 시장까지 지배하게 된 몇몇 프랜차이즈점이 유독 대구 와서는 성공한 적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언한다"고 업계에서는 전했다.
세계적 권위를 인정 받으면서 2년마다 열리는 월드챔피언십 대회에도 매년 대구 출신이 선수로 선발되고 있다.
대구가 특히 강세인 부문은 헤어·웨딩. 시내 미용실의 오무선(44) 원장은 그 비결을 "기술수준·경영방식·서비스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금이 싸면서도 기술 수준이 뛰어나다는 것.
양복·양장 분야도 대구가 전국 최고임을 자랑하는 분야. 양복 경우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 거의 매년 메달 수상자를 내다시피 하고 있다.
대구가 모직 집산지였던 시절부터 양복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도제들이 몰려들었다는 것. 개업 중인 김태식씨는 작년에 양복 분야 명장으로 선정됐다.
양장 분야는 기능대회 메달을 싹쓸이 할 정도로 대구의 명성이 높다.
그때문에 대구 디자이너들은 서울에 버금갈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종사자들은 말했다.
꽃꽂이 분야는 1990년대 이후 급성장한 경우. 종사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전에는 서울에서 모든 관련 행정처리가 이뤄졌으나 대구에 법인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지도자를 양성하면서 발전을 이뤄냈다.
각종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국제기능올림픽에도 대구 선수가 연속 출전해 오다 서울서 열린 36회 올림픽 때는 드디어 화훼장식부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대구 실력' 공인의 계기를 만들었다.
귀금속 가공·공예 실력도 대구가 자랑하는 분야. 개업 중인 이순용(48)씨는 작년에 명장으로 뽑혔고, (주)크라이스(남산동)가 기능장려 우수업체로 뽑혔다.
이 분야 전문대 인력 배출 숫자도 대구·경북이 압도적이다.
대구는 국수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전국 생산량의 30% 정도가 대구에서 만들어진다.
이런 유명도에는 "대구만큼 국수 좋아하는 곳도 드물다"는 말이 정설이 됐을 정도로 전국 평균의 3배에 이를 만큼 많은 1인당 국수 소비량도 한몫 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했다.
고온 건조한 대구 날씨가 국수 말리기에 적절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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