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억년을 울어 왔는데도

새는 아직도 그 노래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억년을 자라 왔는데도

나무는 아직도 궁극의 하늘을 모르고 있다

지구여 지구여

어찌 화로의 불을 끌 것인가

씩씩하게 손을 드는 어린애들의 목소리가 울리며

학교는 수업중이다

-싱카와 가쓰에, '지구여'

인류는 아직까지 완성시킨 노래 하나 없으면서 또 우주의 의미도 모르면서 분쟁의 폭풍을 세계 도처에서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이 노름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개나리 묶음 같은 함박웃음으로 수업중이다.

지구여, 이 멍텅구리여, 정말 인류의 불씨를 폭풍으로 몰아쳐 꺼버릴 작정인가.

권기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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