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 중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22일자 미 경제주간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검찰의 수사를 피해서 달아난 것이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에 따라 한국을 떠났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포천지는 "김 전 회장은 '김 대통령이 워크아웃 전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잠시 떠나 있으라고 말했다'"면서 "1999년 김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리들이 그에게 대우 몰락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면제해 주고 귀국 후에는 대우자동차 경영권을 회복시켜 주는 조건으로 부채 구조조정작업에서 빠져 있으라고 설득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김 전 회장은 동남아의 한 지역에서 4차례에 걸쳐 이뤄진 이 인터뷰에서 대우 몰락과 관련해 무리한 확장에 대한 그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정부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정부는 나를 사기꾼으로 몰아가려 하지만 나는 꿈에도 비리를 저지를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우중 전 회장측은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며 포천지 보도를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의 고문변호사인 석진강 변호사는 이날 오후 독일에 체류 중인 김 전 회장에게 전화로 사실여부를 확인한 결과 김 전 회장이 "당시 채권단 여러 곳으로부터 출국권유를 받았으나 김 대통령으로부터는 아무런 말을 듣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이에 대해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여과없이 국내 언론에 보도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곧 정부 대변인 명의로 포천지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정정보도를 요청하겠다』면서 『포천지의 보도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국내언론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또 한국정부가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이미 2001년에 인터폴에 수사를 요청했고 현재도 공조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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