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숫자 문명사전(피터 데피로 등 지음)
아라비아숫자 3에서 24까지에는 어떤 역사와 문화가 숨어 있을까.
'즐거운 숫자 문명사전'(피터 데피로 & 메리 데스몬드 핀코위시 지음, 서해문집 펴냄)은 인류역사를 숫자로 분류하더라도 두꺼운 백과사전 한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여기에는 태초이래 인류가 쌓아온 거의 모든 문명이 숫자와 연결돼 언급돼 있다.
역사 철학 종교 과학 예술 등…. 모두 94개의 항목.
'3'에는 어떤 역사와 문화가 연결될까? '아담과 이브의 3아들 이야기' '힌두교에서 가장 중요한 3대주신' '리어왕과 그의 3딸' '알렉산더 뒤마의 3총사 이야기' '단테가 지옥에서 맞닥뜨린 3마리의 짐승'….
그중 '아담과 이브의 3아들 이야기'를 한번 살펴보자. "여러분은 카인과 아벨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셋(Seth)에 대해서는 과연 어떤가? 성경은 유명한 카인과 아벨이 아니라 바로 그 보잘것 없고 평범한 셋이 우리 모두의 선조라는 걸 강하게 암시한다는 것을…".
'4'는 '우주를 구성하는 4원소와 그와 연결된 성질들' '암살당한 미국 대통령 4명과 그 암살자들' '불교에서 말하는 4가지 근원적인 힘' '인간이 최후에 맞게 될 4가지'…. '9'는 '고대 이집트의 9주신' '9명의 위대한 전사' '유학의 9대경전' 등을, '15'는 '역사가 에드워드 크레시가 뽑은 세계의 15대 전투' 등을, '24'는 '고대 그리스에서 사용한 24개의 알파벳 문자'를 싣고 있다.
이중 역사가 에드워드 크레시(1812∼78)가 선정한 세계의 15대 전투는 뭘까? 1. 마라톤 전투(BC 409) 2. 아테네의 시라쿠스 전쟁(BC 413) 3. 아벨라 전투(BC 331) 4. 메타우루스 전투(BC 207) 5. 아르미니우스와 로마군단의 전투(9) 6. 샬롱전투(451) 7. 투르 전투(732) 8. 헤이스팅스 전투(1066) 9. 잔다르크와 영국군의 오를레앙 전투(1429) 10. 스페인 아르마다의 패배(1588) 11. 블렌하임 전투(1704) 12. 폴타바 전투(1709) 13. 새러토가 전투(1777) 14. 발미 전투(1792) 15. 워털루 전투(1815)
이 책은 난해한 내용을 담기 보다는 서구의 교양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록 서양사와 문화를 정리한 백과사전 성격이 짙지만, 그냥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이다.
숫자를 통해 문명을 분류하고 정리한 저자들의 발상이 무척 신선하다는 느낌이 든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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