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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잎같이 쬐그만 女子, 그 한 잎의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잎의 솜털, 그 한잎의 맑음, 그 한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女子만을 가진 女子, 女子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女子, 女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女子, 눈물 같은 女子, 슬픔 같은 女子, 病身 같은 여자, 詩集 같은 女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女子, 그래서 불행한 女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女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女子.

-오규원 '한잎의 여자'

오규원이 그리고 있는 영원의 여인상이다.

'나의 침실로'의 상화가 "수밀도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 오너라"고 하는 관능의 마리아상을 그리고 있다면 오규원의 마리아는 식물성이다.

물푸레나무 솜털 같은 보일 듯 보일 듯 그 한잎의 순결과 자유로 되어 있고 내 앞에서 그녀는 오직 여자로만 있는 눈물 같은, 슬픔 같은 여인이면서 병신일 수도 있고 시집일 수도 있는 나 혼자만의 마리아인 것이다.

모든 여인은 시가 될 때 영원해 진다.

권기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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