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 폭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주가지수 연동형 정기예금'이 올 초 금융권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한 주가연동 예금에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상품마다 '매진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저금리, '대안상품'으로 각광=대구은행이 지난 5일부터 판매한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 1호 상품(최저가입금액 500만원)은 이틀만에 예정한 200억원이 모두 팔렸다.
200억원을 다 파는 데 1주일이 걸릴 것이라던 은행측의 당초 예상을 크게 앞지른 판매속도였다. 이에 따라 대구은행은 7일부터 200억원 한도로 2차 판매에 들어갔다〈사진〉. 대구은행 개인영업기획팀 박판용 과장은 "2차 모집이 끝나면 이번 주 중 2호 상품을 개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지난 달 초 내놓은 'KB리더스정기예금 KOSPI200'도 시판 사흘만에 2천억원을 다 채웠다. 2호 상품 판매에 나선 국민은행은 이번에는 금액 한도 없이 들어오는 돈을 다 받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주가지수 연동형 정기예금을 내놓은 기업, 신한, 하나, 한미, 조흥, 농협 등 다른 금융회사에도 고객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이달 초 까지 판매된 금융권의 주가지수 연동 예금은 1조원을 넘었다.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자 금융회사들은 일제히 추가판매를 서두르고 있다.
▨'원금 보장' '고수익 기대'=주가지수 연동 정기예금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무엇보다 저금리 기조 때문. 금리가 연 4%에 불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접어들어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이 상품에 앞다퉈 가입하고 있다.
주가지수 예금은 원금손실 우려가 없으면서도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최고 연 20%대의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 대구은행 상품 경우 1년 만기로 원금이 보장되면서 투자성공시 최대 연 22.12%의 고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설계됐다.
주가지수 상승 때 금리도 올라가는 상승형을 기본으로 적극투자형과 안정투자형 등 2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적극투자형은 만기 전 2 영업일의 주가지수에 따라 최고 연 22.12%까지 추가금리가 지급되며 가입기간에 주가지수가 60%이상 상승하면 연 9.50%로 금리가 확정된다.
안정투자형은 최저금리 연 2.0% 보장과 함께 3개월 마다 주가지수 평균에 따라 최고 연 10.15%까지 추가금리가 붙는다. 은행들은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은 양호한데 북한 핵과 일시적 외부요인 때문에 발목이 잡혀 있어 향후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도 주가지수연동 예금의 인기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여유자금 중 일부만 투자해야=주가지수연동 예금은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 상품은 예금 이자에 해당하는 부분(투자금의 4~5% 수준)을 주가지수 옵션에 투자, 초과수익을 노리는 구조를 갖고 있는 고난도 금융상품. 투자금 대비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옵션 투자에 성패를 거는 셈이다.
은행이나 고객이나 옵션 투자에 성공해 막대한 이익을 내면 서로 좋고, 설사 투자가 실패하더라도 원금은 까먹지 않기 때문에 서로 얼굴 붉힐 필요가 없다. 은행으로서는 큰 부담없이 팔 수 있는 예금상품이라는 것. 이처럼 주가지수 연동 예금은 다소 '도박형'에 속하는 상품인 만큼 여유자금을 몽땅 투자하는 몰방식 투자는 금물이다.
원금을 보장해 준다는 선전 문구에 현혹되기 쉬우나 투자기간(1년)에 단 한푼도 이자를 못받거나 연 2%의 '쥐꼬리' 이자를 받게 될 경우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 은행 관계자들은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꼼꼼히 살펴보고 분산 투자관점에서 여유자금 중 일부만 투자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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