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지원·임동원씨 거짓말 드러나

14일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비밀송금 문제에 대한 대국민담화로 정부관계자들이 거짓말 퍼레이드를 벌여왔음이 드러나 국민의 정부의 도덕성을 의심케하고 있다.

박지원 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2000년 3월 문화관광부장관 재임시 북한측 인사와 싱가포르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밀회담을 갖지 않았느냐』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추궁에 『싱가포르에 휴가차 간 적이 있으나 북한사람과 만난 적은 없다』고 부인했었다.

그러나 이날 임동원 외교안보통일 특보는 『2000년 3월부터 4월초까지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과 북측의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만나 정상회담 개최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박 실장 역시 『싱가포르 접촉은 정상회담을 위한 탐색전이었고 비공개로 하자는 북측과의 합의 때문에 회담사실을 부인해왔다』면서 자신의 증언이 거짓이었음을 실토했다.

『대북 비밀송금 과정에 국정원이 개입하지 않았다』던 국정원과 청와대측의 해명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국정원은 대북 송금 개입의혹이 나올 때마다 국정원을 음해하려는 시도라며 부인해왔고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해 9월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이 국정원 개입 의혹을 제기하자 『한나라당이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회견에서 임 특보는 『2000년 6월5일께 현대측에서 급히 환전 편의 제공을 요청해왔다는 보고를 받고 관련 부서에 환전 편의 제공이 가능한지 검토해보라는 지시를 했다』며 『국정원은 외환은행에서 환전에 필요한 절차상의 편의를 제공했다』고 말해 국정원 개입 사실을 시인했다.

또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4천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안다』고 한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과 『현대상선이 유동성 문제로 자금을 빌린 것이며 문제의 돈은 북한으로 가지 않았다고 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도 거짓말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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