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송금 대치' 정국 급랭

현대상선 비밀 대북송금 문제에 대한 14일 김대중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도 불구, 여야가 검찰수사와 특검제 법안처리를 두고 가파르게 대치, 정국이 급속도로 경색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은 15일 "김 대통령이 궤변을 늘어놓는데 급급해 의혹이 풀리기는 커녕 증폭됐다"며 "대북 송금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특검제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행은 이와 함께 △5억달러 대북비밀지원 과정 △대북 비밀지원의 총 규모 △송금된 돈의 용도 △대출압력 여부와 배후세력 등 12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박지원 비서실장을 비롯 핵심 6인에 대한 출국금지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17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제 법안 강행처리 입장을 고수, 민주당과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김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상황설명과 함께 이해를 구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국민적 의혹이 일거에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 국민 대다수가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한화갑 대표는 "그간의 국민적 의혹을 푼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솔직한 심정을 토로한 것은 다행스럽다"며 "국민의 알권리와 국익을 고려해 국회에서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14일 저녁 전국 성인 남녀 1천700명을 대상으로 김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DJ 담화가 의혹만 증폭시켰다'는 응답이 55.6%로 '진실이 해명됐다(27.4%)'는 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또 특검제 도입여부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61.2%였고 반대의견은 27.3%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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