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원 저 병원을 헤매다 여기까지 왔지만 여기서도 알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렇게 이름이나 불러대고 있어야 합니까?"
18일 밤 10시쯤 대구지하철 참사 실종자 가족 대기실이 마련된 대구시민회관에는 실종자 가족 700여명이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건지려 몰려들었다.
핏발 서린 두 눈에는 눈물이 마를 줄 몰랐고, 아들.딸.조카.부인.친구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실종된 가족.친지의 생사라도 알게 해달라고 몸부림치는데도 대기실 어디에서도 그걸 확인할 길은 없었다.
상황판에는 사망자.부상자 인적 사항과 이송병원 등은 기록돼 있었지만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사상자에 대해서는 간단한 정보조차 게재돼 있지 않았다.
조모(39.경산 중방동)씨는 "안치된 사체가 반지를 끼고 있는지, 10대인지 20대인지 정도라도 알려 준다면 가족들이 이 병원 저 병원을 헤매지 않아도 될 것 아니냐"며 "생사조차 알 길이 없으니 가족들이 이곳저곳으로 또다시 전화하고 혹시 하는 마음에 딴 병원들을 헤매 다녀야 할 판"이라고 했다.
또다른 가족은 "실종자 대기실이 있다고 해서 허겁지겁 왔지만 실종자에 대한 정보도, 이를 담당하는 직원도 보이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실종자가족 대책위(임시대표 윤석기) 소속 가족 100여명은 19일 오전 6시30분쯤 사고현장 확인을 위해 중앙로역을 찾았다가 경찰에 의해 차단됐다.
그 후 200여명으로 늘어난 가족들은 사체들이 전동차에 태워진 채 견인돼 있는 월배차량기지 방문을 요구, 이날 오전 현재 대구시에 버스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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