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농구-동양, TG 꺾고 공동선두 복귀

지하철 참사로 답답해진 마음을 조금이라도 털어버리고 싶었을까. 26일 2002-2003 애니콜 프로농구 대구 동양과 원주 TG의 정규리그 6라운드 경기가 열린 대구체육관에는 평일임에도 이번 시즌 평균 관중(3천681명)보다 많은 3천757명의 농구팬들이 입장했다.

동양은 '우승으로 대구시민의 아픔을 극복하는 작은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란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동양의 서포터스 '수호천사'는 관중석에서 유족 돕기 성금을 모금했다.

이날 동양은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가 여러 차례 몰려 왔으나 잘 짜여진 조직력으로 극복, 80대76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최근 3연승한 동양은 34승15패로 창원 LG와 함께 공동선두로 다시 올라섰고, 이번 시즌 TG전에서 4승2패로 우세를 보였다.

1쿼터 TG 새내기 김주성(25점·13리바운드)에게 12점을 내주며 20대24로 끌려간 동양은 2쿼터 11점을 집중한 김병철(19점·8리바운드)을 앞세워 40대37로 승부를 뒤집었다.

동양은 3쿼터 중반 10점차까지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상대의 끈끈한 수비에 막혀 간격을 더 벌리지 못했고 결국 4쿼터 김주성과 정경호에게 내리 6점을 내주며 종료 4분45초전 67대69로 재역전당했다.

이 상황에서 다혈질적인 마르커스 힉스(27점·10리바운드·4어시스트)가 거칠게 수비하던 정경호의 목덜미를 밀어 넘어뜨리면서 퇴장당해 동양은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동양은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힘을 냈다.

동양 승리의 주역은 막판 3점포 2개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박재일.

68대69에서 3점포로 71대69로 뒤집은 박재일은 종료 2분전 3점포 한방을 추가, 팀의 77대71 리드를 이끌었다.

박재일은 이날 해결사 역할을 해 "승부처에서 약하다"는 자신의 약점을 씻어냈다.

TG는 종료 12.1초전 박지현에게 자유투 1개를 내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길기게 따라붙는 파이팅을 보였으나 부상으로 결장한 용병 센터 데릭 존슨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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